기업들 빅데이터 활용, 실패율 높은 이유는?

세계 각국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 사례를 찾기 쉽지 않아 빅데이터를 기술이 아닌 기업 문화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각 기업들의 빅데이터 프로젝트 진행 현황 <자료 : 캡제미니>
각 기업들의 빅데이터 프로젝트 진행 현황 <자료 : 캡제미니>

미국 컨설팅 업체 캡제미니(Capgemini)가 지난해 유럽, 미국 및 아시아태평양 주요 기업 226곳을 조사한 결과, 10개 중 8개 기업들이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지만 이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판단한 곳은 전체의 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빅데이터가 3년 내 산업 지형을 바꿀 것이라는 데는 전체 기업의 60%가 동의해 빅데이터의 중요성과 영향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빅데이터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액은 지난 2013년 310억달러를 넘어서 오는 2018년 114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실행한 적이 없고 이에 관한 예산도 책정하지 않은 곳은 5%에 불과했다. 반면에 사업 운영에 통합해 시장 전망치를 추산하는 등 빅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13%에 달했다.

기업들은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데이터 관리 능력 부족과 명확한 성공 사례 부재, 기존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을 꼽았다. 이에 빅데이터를 기술이 아닌 기업 문화로 받아들여야만 활용도를 높여 프로젝트 성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다. 데이터 레이크는 데이터의 형태와 무관하게 저장하는 객체 기반 스토리지다. 사용하기 전까진 데이터를 표준화시킬 필요가 없고 비용이 저렴해 빅데이터 프로젝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기업들로 하여금 데이터를 원래의 형태로 쌓아만 놓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사 결과 전체 기업들의 79%가 조직 내 데이터들을 통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기업 문화가 데이터 중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빅데이터 특성상 마감 기한보다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줘야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프로젝트팀이 대부분 기술자를 중심으로 구성돼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 지체될뿐더러 목표에 따른 조직 운영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도 한계로 꼽혔다.

이에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프로젝트팀을 수직적 구조로 꾸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수평적 구조일 경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별도의 데이터연구소(이노베이션 랩)을 구축해 빅데이터를 활용,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선보였다. 연구소에는 데이터 과학자나 수학자, 통계학자, 프로그래머, 경영 전문가 등이 협동해 일하고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