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소재 애플스토어가 가짜대학교의 캠퍼스로 변신해 소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홍콩스탠더드지는 7일 홍콩의 수웬대학이 애플스토어의 사진을 도용, 이를 실제 존재하는 대학캠퍼스 인 것처럼 감쪽같이 위장해 학생을 모집하다가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지금까지는 애플을 베껴 중국최대 스마트폰 공급업체가 된 샤오미가 짝퉁의 선두주자였지만 샤오미조차도 수웬대학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수웬대학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대학은 중국최대 쇼핑몰 사이트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가짜 졸업장과 학사학위를 팔고 있는 가짜 대학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대학과 애플이 무슨 상관일까?
수웬대학은 페이스북에 대학을 소개하는 상당히 인상적인 캠퍼스의 과학연구소 사진을 올렸지만 이게 가짜로 드러났다.
사실 이 짝퉁 캠퍼스 사진은 시내 한복판에 있는 애플스토어 매장사진을 그대로 가져와 포토샵으로 애플로고를 짝퉁대학 로고로 대체한 것이었다..
꼼수를 부려 진짜 대학 캠퍼스연구동처럼 보이게 만든 문제의 건물은 포토샵 작업 사진이긴 하지만 지난 2011년 9월 상륙한 홍콩애플스토어의 짝퉁이었다.
홍콩의 주요 상업 지구인 국제금융센터(IFC)몰에 위치한 애플스토어는 구부러진 유리계단으로 장식된 멋진 2층짜리 건물이다. 이 매장은 당시까지만 해도 애플스토어 중 가장 비싼 매장이었고, 건설비용만도 약 2천만달러(218억원)가 들었다.
넓은 공간에 홍콩의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는 이 건물은 애플 소유의 애플스토어라는 사실만 아니었더라면 전세계 어느 곳의 대학과도 비할 바 없는 멋진 대학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건물을 도용해 사용한 수웬대학의 뻔뻔한 행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건 마치 누군가가 주말에 뉴욕5번가에 있는 거대한 유리건물(애플스토어)에서 휴일을 보낸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보도에 따르면 수웬대의 웹사이트는 행복한 학생의 그림과 대학의 학부라는 그림까지 공개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가짜였다. 놀랍게도 사진속 인물의 정체는 홍콩중문대에 공부하러 유학온 학생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있는 이 대학 조지프 성 자오유 부총장이었다.
총체적으로 볼 때 수웬대학의 스캔들은 중국 온라인상거래사이트 타오바오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점 가운데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타오바오는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무허가의 사업들이 솟아나게 만들었고 짝퉁제품을 팔도록 만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타오바오는 온라인 거래물품의 진위를 판별하기 위해 약 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12억개에 이르는 거래물품의 물량으로 인해 제품판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스토어 크기의 거대한 거래 물품에 대한 검사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크게 놀랄 일이 아닌 것 같다.
전자신문인터넷 국제팀 신지혜기자 sjh1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