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美 `HBO` 콘텐츠 6개월 독점 공급 계약 체결···VoD 시장 노린다

LG유플러스가 미국 최대 케이블TV 방송사 ‘HBO(Home Box Office)’와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유료방송사가 미국 1위 케이블 방송사와 VoD 콘텐츠 수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급팽창하는 VoD 시장을 겨냥해 통신서비스 회사 간 킬러 콘텐츠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사업자에 이어 콘텐츠사업자까지 대거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토종 사업자와 무한경쟁도 불가피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미국 HBO와 독점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13일부터 600여편에 달하는 HBO 영상 콘텐츠를 VoD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HBO가 국내 디지털 판권 시장에 진출하며 LG유플러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라며 “LG유플러스는 향후 6개월간 HBO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국 케이블 시청 점유율 1위 방송 사업자인 HBO는 미국 종합 미디어 전문업체 타임워너의 자회사다. 그동안 각국 방송 사업자에 실시간 유료 채널 형태로만 콘텐츠를 공급할 뿐 VoD 사업은 진행하지 않았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가 지난해까지 실시간 HBO 채널을 제공했다.

하지만 HBO는 최근 OTT(Over The Top) 등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 보급으로 ‘코드커팅(케이블TV 가입탈퇴)’ 현상이 가시화되자 VoD 서비스를 병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HBO는 지난해 12월 중국 포털업체 텐센트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스트리밍 방식 VoD 서비스 시장진출을 타진한 바 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HBO가 우리나라에서 광범위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독점 계약을 체결한 향후 6개월간 LG유플러스의 VoD 판매 증가와 IPTV 가입자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HBO를 주요 콘텐츠 공급 채널로 확보함에 따라 지난해 6000억원 규모를 돌파한 국내 VoD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IPTV와 디지털 케이블TV의 영화 VoD 매출액 규모는 지난해 2254억원을 기록했다. 491억원으로 집계된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연 평균 47.9%씩에 달하는 고속 성장세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IPTV 사업자가 최근 글로벌 제작사와 잇따라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VoD 편수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왕좌의 게임 무삭제판’과 함께 ‘뉴스룸’ ‘밴드 오브 브러더스’ 등 HBO의 대표 콘텐츠를 대거 제공할 계획이다. 모바일IPTV 서비스 U+HDTV, IPTV 서비스 tvG, 인터넷 영상 서비스 유플릭스 무비에서 유료로 시청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