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주가가 연일 파죽지세다. 시가총액 7000억달러를 돌파한 지난 10일(현지시각) 이후 애플의 고공행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애플 주가는 13일(현지시각) 나흘 연속으로 신고가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애플 주식은 전날 종가보다 0.49% 높은 127.0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연방정부 조달용 결제 수단인 ‘연방 스마트페이’ 카드가 애플 페이를 지원한다는 공식 발표 등 호재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애플의 이 같은 쾌속행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현재 애플 주가 관련 가장 영향력이 큰 이른바 ‘빅마우스’는 헤지펀드 투자가로 유명한 칼 아이칸이다. 그는 애플의 적정 주가가 지금보다 70% 이상 높은 216달러라고 주장했다.
아이칸의 말대로라면, 애플의 적정 시가총액 1조2600억달러(1400조원)가 돼 세계 13위(2014년도 기준)인 한국 GDP(약 1조5000억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칼 아이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와 웹사이트를 통해 애플의 주가 전망에 관한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애플의 팀 쿡 CEO와 만나 유동성 활용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트위터로 공개한 2013년 8월 13일 애플 주가가 66.77달러에 불과했다며 비교적 단기간에 애플 주가가 상당히 많이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이런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애플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그는 애플의 2015회계연도(2014년 9월 28일 개시)에 실질 세율은 애플이 제시한 26.2%가 아니라 20%일 것이라고 보고, 주당순이익(EPS)이 9.70달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아이칸은 아울러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이 S&P 500 평균인 17배보다 훨씬 낮은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애플이 2016년 혹은 2017회계연도에 TV를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EPS 성장률이 더 커질 것이며, 이를 감안해 P/E가 20배라고 가정하고 여기에 EPS 전망치 9.70달러를 곱한 후 현금배당 22.31달러를 더하는 방식으로 애플의 적정 주가를 216.31달러로 산출했다.
아이칸은 지금까지 애플 주식 5300만주를 매입했으며, 이를 단 한 주도 팔지 않았다. 그의 헤지펀드가 보유한 애플 주식의 시가는 65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애플의 이 같은 고공행진이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계속된 신고가 경신에 따른 시장의 피로감과 샤오미,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중국시장 내 구정 특수에 따른 견제 심리가 작용해 설날 연휴를 전후로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게 현지의 전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