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인수협상에 참여한 미국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인수 후 빠른 회생작업을 위해 설 전에 수의계약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그동안 전면에 나선 적이 없어 이례적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팬택을 중국, 인도 등에 진출시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체적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경쟁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원밸류에셋 측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는 15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인수금액과 인수조건을 수정한 계약서를 지난 9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원밸류에셋은 자료에서 “공개매각 형태인 조건부투자계약서가 아니라 인수금액을 한 번에 납부하는 수의계약으로 인수를 확정, 빠른 시간 내에 팬택을 정상화하고자 한다”며 “그러나 법원은 매각 공정성을 위해 조건부 계약서 체결 후 공개경쟁매각 입찰공고를 내려고 한다”고 했다.
팬택 인수전에 참여한 이 회사가 처음 전면에 나서 인수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수의계약을 원하고 있으나 법원에서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업체로서 인수전 현황을 한국 언론에 정확히 알리겠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빠른 회생’을 강조함으로써 법원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원밸류에셋 측은 팬택 인수 후 다양한 회생 방안을 내놨다. 우선 중국 기업과 전략적 제휴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 계열사인 T몰을 통해 유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팬택이 중국에서 샤오미, 삼성보다 나은 기업이 될 것이며 인도시장도 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팬택 직원을 승계하고 팬택을 떠난 직원까지 언제든 재입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현대카드와 협업한 중고가 모델 브랜드 ‘브루클린’을 3분기 출시하기로 했다.
원밸류에셋 측은 기술유출 논란을 의식한 듯 팬택 인수전 컨소시엄 참여업체 가운데 한 곳인 투게더MS의 최고경영자가 중국 알리바바 주주일 뿐 이 회사가 중국 자본으로 설립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팬택 매각 가격이 1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