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T커머스 시장 활성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05년 T커머스 사업권을 획득한 10개 사업자 가운데 무려 8곳이 올해 서비스를 개시했거나 시작할 예정이다.
KTH는 이미 지난 2012년 최초로 T커머스 서비스에 들어갔고, 아이디지털홈쇼핑도 지난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 화성산업과 SK브로드밴드 두 곳이 T커머스 방송을 개국한데 이어 상반기 중에 5개 홈쇼핑사업자가 T커머스 사업을 전개한다. 벼룩시장도 상반기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T커머스 사업승인을 받은 모든 사업자가 10년 만에 활성화에 참여하게 된다.
T커머스는 TV커머스의 줄임말로, TV리모컨 등으로 원하는 상품을 골라 제품설명을 보고 구매 및 결제까지 진행하는 ‘데이터방송 홈쇼핑’이다. 대표적인 첨단 양방향 전자상거래 모델로 부각됐으나, 모호한 법 조항과 기존 상거래와 충돌 등으로 활성화가 미뤄져 왔다.
T커머스가 조망받는 것은 유통구조의 급변과 IT·모바일 융합 서비스의 활성화로 시장 성장 가능성이 커진 것이 기본적인 배경이다. 또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국정 과제와도 무관치 않다. 정부는 지난해 활성화를 위한 규제 정비에도 나섰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제품의 유통과 판로 개척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T커머스에 미온적이었던 TV홈쇼핑업계의 움직임은 중소기업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비판을 해소하면서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홈쇼핑업계는 T커머스를 당분간 수익보다는 공익적 목적에 더 무게를 둘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TV홈쇼핑업계의 진출은 T커머스 산업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의 방송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질 높은 콘텐츠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정부의 ‘상생’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 식 으로 활용, T커머스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벤처업계는 판로가 절실하다. TV홈쇼핑업계가 T커머스를 타 매체 견제용이나 상생 생색내기가 아닌, 중소기업을 위한 또 하나의 유통채널로 키워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