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드러낸 토성의 달 타이탄...또렷한 해안선 물길

NASA공개...소음 제거기술로 보다 또렷한 모습 관찰

물길, 모래언덕, 해안선까지 또렷하다.

지난 10년 동안 노이즈로 인해 흐려진 반쪽짜리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었던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이 보다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4일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의 데이터전송시 노이즈를 제거해 주는 이른 바 ‘디스페클링(despeckling)`기술을 적용한 또렷해진 타이탄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토성의 가장 큰 달인 타이탄의 숨 막힐 듯한 모습들을 잘 보여준다. 타이탄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두터운 대기와 유기물이 풍부한 화학성분을 가지고 있어 수억년 전 지구의 모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타이탄’을 관찰해 온 카시니 우주선의 레이더는 광대한 모래언덕과 사막, 탄화수소로 이뤄진 바다를 관찰해 오면서도 안개 낀 베일처럼 흐린 사진만 전송해 왔다. 이로인해 이 거대한 위성 표면의 변화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없었다. 카시니토성탐사선에서 레이더로 관측한 정보를 수학적으로 재구성해 이미지로 만들어 주는 합성 개구레이더(SAR)에 타이탄이미지의 전송잡음, 즉 ‘스페클 노이즈(잡음)가 끼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노이즈에 영향받은 타이탄 사진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동일한 지역에서 시간을 달리해 촬영한 사진들을 비교분석해 지형 특성 해석이나 변화 확인 작업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정확한 타이탄의 표면을 분석하기가 쉽지 않았다.

토성의 가장 큰 달 타이탄의 탄화수로로 된 바다인 크라켄메어.<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토성의 가장 큰 달 타이탄의 탄화수로로 된 바다인 크라켄메어.<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하지만 디스페클링 기술이 적용되자 전송데이터 잡음이 제거되면서 더 선명한 사진을 볼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더 정확한 타이탄의 정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캘리포니아 공대(칼테크) 포스닥과정이었던 앙트완 루카스는 카시니 팀과 함께 일하면서 카시니가 토성사진을 전송할 때 끼어드는 잡음인 이른바 스페클노이즈를 잡을 생각을 해냈다.

현재 프랑스핵연구센터의 우주물리학부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전송데이터 노이즈는 두통거리였지만 결국 이를 잡았다. 카시니에 탑재된 합성개구레이더(SAR)에는 놀랍고 새로운 스페클노이즈 제거 기술이 적용됐으며 타이탄의 깨끗한 데이터를 전송해 왔다”고 말했다.

수학적 모델로 노이즈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파리에서 노이즈알고리즘연구팀을 찾아냈고 이들과 함께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의 스페클 노이즈 제거기술을 적용해 이같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토성의 가장 큰 달인 타이탄의 탄화수소로 된 바다 크라켄 메어의 모습.<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토성의 가장 큰 달인 타이탄의 탄화수소로 된 바다 크라켄 메어의 모습.<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두장의 사진 가운데 왼쪽은 카시니에 장착된 기존의 합성개구레이더(SAR)촬영 사진이며 오른쪽은 스페클노이즈를 없앤 타이탄 지표면의 사진이다. <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두장의 사진 가운데 왼쪽은 카시니에 장착된 기존의 합성개구레이더(SAR)촬영 사진이며 오른쪽은 스페클노이즈를 없앤 타이탄 지표면의 사진이다. <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전송노이즈로 흐렸던 사진(위)의 스페클반점을 제거해 확보한 보다 또렷해진 토성의 달 타이탄의 토양과 물길 사구 등의 모습(아래). <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전송노이즈로 흐렸던 사진(위)의 스페클반점을 제거해 확보한 보다 또렷해진 토성의 달 타이탄의 토양과 물길 사구 등의 모습(아래). <사진=나사/제트추진연구소>

루카스와 그의 동료들은 놀랍도록 향상된 성능과 이점을 제공하는 3D 디지털표고지도를 만들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앞으로 타이탄에 있는 강의 물골(river channel), 해안선, 강한 바람에 쓸려 간 모래언덕 관찰은 물론 이 달의 지표면과 지형 형성 과정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게 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