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폰, 5세대(5G) 이동통신과 함께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달굴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핀테크’다.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핀테크는 우리 삶을 보다 편리하게 바꿔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MWC에서는 ICT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사, 모바일 결제 전문업체가 대거 참여해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인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글로벌 금융사, 휴대폰 제조사의 공세적 진출이 눈에 띈다.
포문은 삼성전자가 연다. 삼성전자는 3월 1일(현지시각) 언팩 행사에서 발표할 갤럭시S6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칭)’를 탑재, 글로벌 핀테크 시장 진출을 알린다. 최근 인수를 밝힌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 기술이 사용될 전망이다.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을 쓰는 루프페이는 별도 카드 리더나 기존 단말 교체가 필요 없다는 장점을 앞세워 미국 1000만 가맹점에서 활용되고 있다. 별도 전용 케이스를 사용한다는 게 단점인데 삼성전자는 갤럭시S6 내에 결제 기능을 내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24일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를 만나 핀테크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핀테크 시장 진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핀테크 시장에 진출한 애플을 비롯해 알리바바, 구글 등과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될 전망이다.
핀테크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삼고 있는 국내 통신사들도 글로벌 기업과 사업 방향성을 모색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페이나우’ 등 핀테크 사업 외연 확대를 위해 관련 업체와 사업협력을 논의하고 비자, 마스터카드 전시부스도 직접 찾을 계획이다. T멤버십 앱에 결제 기능을 넣는 방안을 검토하는 SK텔레콤, 은행권과 핀테크 협력을 추진 중인 KT 역시 이번 MWC에서 핀테크 사업 확대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프로세싱 기업은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을 대거 공개한다. PC나 모바일 결제를 뛰어넘어 가전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사물과 결제 기능을 결합한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전에도 삼성전자와 비자카드가 손잡고 모바일 결제 앱을 선보인 적이 있다”며 “하지만 IoT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순한 모바일 결제 외에도 다양한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가 공개될 것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자이 방가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사 CEO 3명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술의 융합으로 달라지는 금융 생활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이 외에도 전자상거래와 금융보안 기업, 인터페이를 비롯한 국내 핀테크 전문업체도 대거 참여해 행사장 분위기를 달굴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