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주식 시장 등 경제 전반에서 시진핑 정권에 신뢰감이 매우 높다.
특히 중국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추가완화 기대와 개혁에 대한 기대가 있다. 국유기업 개혁, 국가가 독점적으로 결정하는 가격체계 등이 국가경제 전체의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주가 상승은 이런 개혁 기대감이 40% 이상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경기 하락이 눈에 띄며 이 같은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연율 환산으로 6% 성장에 그쳤다. 실물 경제에서도 실수요가 줄고 있다. HSBC의 중국 제조업 구매 담당자 경기지수(PMI)도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연속 경기 판단의 고비를 나타내는 50을 기록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중국 국유 기업의 개혁을 냉정하게 보고 있다.
중국 최대 석유 정제기업 중국석유화공그룹은 하위 주유소에 민간 자본을 도입해 편의점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회사는 중국 전역에 3만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게 돼 일약 중국 최대 소매 기업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된다.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석유화공그룹이 주요 사업인 원유 채굴과 정제에는 개혁 칼날을 대지 않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 하위 사업에만 민간 자본을 도입하는 것이 전체 경영 개혁에 어떤 기여를 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국내와 해외 투자자의 평가도 나뉜다. 중국석유화공그룹의 상하이 주식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9월 하순부터 상승했지만 홍콩 주식은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중국 본토의 투자자들이 정부 정책에 신뢰감을 가졌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믿음이 무너졌을 때 올 반동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정부의 증권회사 신용거래 규제 등 악재가 겹쳐 상하이 종합지수가 7.7%나 폭락한 바 있다.
중국의 유동성 부족도 우려된다. 중국 유동성은 해외 핫머니(단기자금)로 유지됐지만 최근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화 구매 금액 통계에서 은행의 외화 구매 및 위안화 매도 통계는 지난해 7800억위안 증가에 불과했다. 예년에 2조~3조위안가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적다.
시장은 위안화가 해외로 빠져 나갔거나 중국 법인이나 개인이 외화를 모아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여기에 위안화 국제화 작업까지 겹쳐 올해 중국 위안화가 폭락하고 상하이 주식도 폭락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최고를 기록한 후 올 1월까지 약 2.44% 하락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이목은 다음 달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에 쏠리고 있다. 중국의 개혁 기대감을 높이고 증시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