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가 불러온 핀테크혁명이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을 가속화 시킬 조짐이다.
지난 주 삼성이 루프페이를 인수한 데 이어 구글이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구글월렛으로 시장 공략 본격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신호탄이다. 이는 올 하반기 중 IT거인들 간의 핀테크 전쟁, 그리고 뒤이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을 예고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스마트폰 제조업체(LG전자,HTC,모토로라,레노버)의 독자적인 핀테크 솔루션 출시도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스톡안드로이드(구글이 제조사에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안드로이드OS)를 커스터마이징하면서 보여온 분열상이 핀테크전쟁 발발로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진영은 연초부터 애플페이에 대항하는 핀테크 강화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안드로이드 OS상의 분열과 혼란을 부채질 하게 될 전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이 지난 주 미국의 무선결제시스템 회사 루프페이를 인수한 것을 가장 현명하고 전략적인 선택의 하나였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을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의 루프페이 vs 구글월렛...안드로이드 핀테크 전쟁 급피치
소셜뉴스사이트 리코드는 23일(현지시간) 구글이 이미 지난 달 모바일지불결제 플랫폼 회사 스마트카드를 인수하면서 핀테크 강화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리코드는 구글이 美 이통3사와 올 하반기 중 최신 안드로이드폰에 자사의 구글월렛을 선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해 안드로이드진영 내부의 핀테크 전쟁도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리코드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달 약 1억달러(1천100억원)에 전자지불결제기술회사 소프트카드를 인수했다. 이어 하반기 중 美 이통3사(버라이즌,AT&T,T모바일)를 통해 안드로이드 4.0 이상인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이 앱을 선탑재해 서비스하는 계약을 맺었다.
삼성이 지난 18일 인수한 미국의 루프페이는 비교적 덜 알려진 모바일결제시스템이지만 삼성의 인수로 돌연 힘을 받게 되면서 애플페이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루프페이는 애플페이와 달리 거의 모든 표준신용카드 리더로 처리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여기에 적용된 기술은 금속코일을 사용해 자기장을 발생시키면서 거의 모든 신용카드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안전하게 카드정보를 전송해 준다. 이는 유통점 상인들이 애플페이 사용을 위해 별도의 근거리통신(NFC) 결제패드를 구입해야 하는 것에 비해 우위요인이다.
삼성은 다음 주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5)에서 발표할 갤럭시S6를 위해 자사 최신 폰에 루프페이(삼성페이)를 탑재해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美 이통3사 간 구글월렛 선탑재 동맹...삼성페이 위협
그동안 구글은 반 안드로이드 진영의 애플에게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안드로이드 동맹군 삼성에게는 부분적으로나마 안드로이드플랫폼 주도권을 잃어 왔다.
구글은 이런 과정에서 구글월렛을 자생력있는 옵션으로 만드는 데 사실상 실패했고 상황을 최대 파트너인 삼성의 손에 맡겨 놓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지난 주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안드로이드폰에 통합하려는 시동을 걸면서 구글의 통합 모바일결제시스템 구상에 맞서는 최대 위협요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구글은 차세대 스마트폰에 장착돼야 할 필수 기능으로 여겨지고 있는 모바일전자결제시스템, 또는 전자지갑분야에 신경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지난 달 소리소문없이 모바일카드 플랫폼회사인 소프트카드(이전의 ISIS)를 인수한 것은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이는 하반기 모바일업계의 핀테크솔루션 경쟁 분위기를 더욱더 급박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구글 입장에서 볼 때 아직까지 삼성 이외의 안드로이드파트너들이 핀테크 혁명에 가세할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역시 언제든지 삼성처럼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그리고 구글월렛에 대항할 독자적인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갖추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페이가 시장을 주도할 준비를 하고 있고 삼성이 미국 전체 유통점포의 90%에서 통하는 루프페이를 출범시키려 하는데다 구글까지 자체 전자결제시스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핀테크 시장에는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고 안드로이드 진영은 이미 충분히 분열상을 예고하고 있다.
■구글월렛 등장으로 안드로이드폰 내 핀테크 전쟁...사용자 혼란 예고
소프트카드는 블로그포스트에서 ”구글은 소프트카드테크놀로지와 차세대 모바일지불결제시스템을 가동시킬 능력을 모두 인수했다“며 ”구글월렛과 모바일지갑기술을 더 진전시키기 위해 앞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구글은 자체 발표문을 통해 “...이에 따라 이들 (미국)이통 3사가 서비스하는 탭과 지불기능을 포함하는 구글월렛앱은 킷캣(안드로이드4.) 및 그 이상의 OS를 사용하는 안드로이드폰에 사전 설치될 예정이다”라며 “우리는 소프트카드로부터 구글월렛을 더 멋지게 만들어 줄 놀라운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프트카드는 근거리통신(NFC)기술을 사용하는 회사지만 애플페이처럼 토큰 암호화기술 인프라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 대신 이 회사의 기술을 사용할 경우 신용카드 데이터가 사용자 휴대폰의 심(SIM)카드에 저장돼 점포의 판매시점관리 단말기(POS)에 전송시킨다.
구글이 올 하반기 중 美 이통3사를 통해 공급되는 안드로이드폰에 자사의 구글월렛을 선탑재해 서비스하면 대다수 신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에게는 앱선택상의 혼란을 느끼게 될 전망이다.
구글이 美이통 3사와의 협약에 따라 하반기 중 팔리는 갤럭시 S6에 구글월렛을 설치하게 되면 미국시장소비자들 상대로 한 구글-삼성간의 경쟁은 불가피해진다. 삼성은 하반기 마케팅전략을 전개하는데 있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구글월렛은 지금까지와 달리 새로운 플랫폼과 신기술로 무장한 데다 미국 이통 3사의 배후지원 사격까지 받으면서 애플페이,삼성페이의 강력한 견제 세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반기 모바일시장은 예측하기 힘든 포연 자욱한 핀테크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