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4년 전 알뜰 통신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뜰폰이 뭐지?” “반값 이동통신이라는 데 품질서비스도 반쪽이겠지”라며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2년 전 전국 50개 우체국에서 알뜰폰 가입을 시작하면서 이런 의문점은 완전히 해소됐다. 대형 통신사와 품질서비스가 똑같으면서도 요금은 정말로 반값이라며 반겼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50·60대 연령층이 우체국을 통해 20만명 이상 가입했고 입소문이 전국으로 퍼졌다. 이러한 성과가 있은 뒤부터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서게 되고 사업자들도 신바람 내며 일하게 됐다.
지난해 말 알뜰폰 가입자는 460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8%를 차지했다. 만 3년 반 만에 이룬 세계 최단기 성과다. 알뜰통신 28개 사업자를 통해 1만300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반값요금을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3년 반 동안 1조5600억원에 달했다. 작년에만 9000억원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28개 알뜰통신사업자들은 지난 4년간 오직 고객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사업에 전념해왔다. 그러나 대형 통신사들에 비하면 경영상태는 매우 열악하다. 지난 한 해에만 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적자는 2600억원에 달한다. 올해가 생존의 기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알뜰폰은 약 10년 전부터 여러 국가가 도입을 시작했으나 정부가 꾸준히 지원해 전체 이동통신시장의 20~30%까지 성장한 사례(독일)가 있는 반면에 초기 4~5년만 지원하다 중단한 국가는 대부분 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를 교훈 삼아 우리나라도 8%에 만족하지 말고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정부지원책이 계속돼야 한다.
특히 연간 납부액이 300억원에 육박하는 전파사용료를 3년 추가 면제해줘야 한다. 그러면 연간 1조원 상당의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경쟁력 있는 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저렴한 알뜰폰 요금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아울러 정부 중장기 통신정책 로드맵에 알뜰통신이 반영돼야 한다. 통신산업에서는 정부 정책이 곧바로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3년 반 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은 최선의 노력을 통해 시장점유율 8%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칭찬과 격려를 해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알뜰폰 점유율이 20%가 돼 더 많은 국민들이 가계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조언과 격려, 지지가 필요하다.
이통형 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 thlee@eyes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