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가서명 완료…협정문 최종 합의

우리나라의 대중국 주력 수출 품목인 LCD 관세가 2024년 이후에나 낮아진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OLED를 비롯해 대형냉장고·컬러TV 등은 중국 관세인하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20년 장기철폐 품목으로 분류됐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25일 중국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을 완료했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의 실질적 타결 선언 이후 3개월여 만이다.

가서명은 협상국끼리 협정문에 합의하고 문안을 최종 확정하는 절차다. 양국은 지난해 타결 이후 7차례 기술협의와 법률검토 회의를 가졌으며 2주 전 제7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계기 방콕 회의에서 최종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어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가서명된 협정문을 교환했다.

최종 협정문에 따르면 중국은 품목 수 기준 71%(5846개), 수입액 기준 66%(1105억달러)에 해당하는 품목 관세를 최장 10년 내 철폐한다. 우리나라는 품목 수 79%(9690개), 수입액 77%(623억달러) 규모 관세를 역시 10년 내 철폐한다.

주요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차부품은 양국 모두 대부분 양허 제외하거나 중장기 관세철폐 항목에 포함시켰다. 전자전기 분야에서 중국은 일부 중소형 생활가전, 의료기기, 가전부품 등을 개방한다.

LCD 패널은 양국 모두 FTA 발효 이후 9년차부터 감축을 시작해 1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LCD는 기 무관세 품목인 반도체를 제외하면 우리의 대중 최대 수출품목이다. 대형 가전제품, 이차전지, OLED 패널 등은 중국이 양허를 제외하거나 장기철폐 품목으로 분류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중 FTA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국내 보완대책을 마련해 국회 비준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