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페블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펀딩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스마트워치는 기존 전자시계에 메시지 확인 기능이 추가된 투박한 기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도 채 안 되는 사이 스마트워치는 성능과 디자인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포스트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제조사는 이번 MWC에서 ‘손목 위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애플이 오는 4월 ‘시계 본연의 기능’을 강조한 고품격 애플워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응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경쟁사도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에이수스 등 대만과 중국 업체도 다양한 기능의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전자 ‘오르비스(코드명)’와 LG전자의 ‘어베인’이다. 오르비스는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중 최초로 원형 디자인을 채택했고 타이젠 운용체계(OS)를 탑재했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완성도를 높여 ‘탈 안드로이드’를 가속화한다는 측면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에 앞서 원형 스마트워치를 내놓은 LG전자는 또 다른 원형 제품 ‘어베인’을 공개한다. 전작 G워치 R보다 크기와 두께를 줄였고 세련미를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체 통신 모듈을 탑재한 또 다른 신제품도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존 스마트워치는 블루투스 등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해야만 통신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S에 자체 3G 통신 모듈을 장착하면서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에 종속되지 않는 별도의 통신기기로 발전했다. 이번 MWC에는 3G보다 빠른 자체 LTE 기능을 장착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페블과 화웨이, 모토로라(레노버), 대만 에이수스, HTC 등도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는다. 메시지 확인 기능과 헬스케어 지원 등 초보적인 기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기능 외에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얼마나 살렸는지도 관심거리다.
업계는 4월 애플워치 출시 이후 경쟁이 본격화되고 올해를 기점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MWC에서 공개될 스마트워치는 향후 웨어러블 시장의 진화 방향을 조망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