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조만간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추월할 전망이다.
25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중 이 회사 TV 가입자(가구당 기준)는 6000가구 증가, 총 2240만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37만5000 가구 늘어, 총 2200만이 됐다.
순증 가입자만 보면 인터넷이 케이블TV 보다 6배 이상 많다. 빠르면 1분기중 인터넷 총가입수가 TV가입자 수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은 이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TV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지난 분기에는 TV가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른바 ‘코드 커터’(cord cutter)로 불리는 신세대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기존 케이블TV보다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을 통한 온라인TV 시청자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미 케이블 사업자들은 이같은 변화에 맞서기 보다는 순응하는 모양새다. 초고속인터넷으로의 전이가 이들 사업자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의 경우, 케이블 서비스를 해지하는 고객 대부분이 TV만 보는 가입자다. TV를 비롯해 초고속인터넷, 전화 등을 통합 서비스하는 일명 ‘트리플 플레이(Triple Play) 가입자들은 해지율이 낮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폴 스위니 애널리스트는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높은 돈되는 가입자들의 해지율은 낮은 것은 케이블사업자에게 이점이다”며 “케이블사업자들은 이를 발판삼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로의 변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지난해 케이블TV 사업에서 208억달러(약 22조8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초고속인터넷으로는 113억달러를 벌었다. 같은 기간 타임워너케이블도 TV에서 100억달러, 인터넷에서 64억달러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아직까진 케이블사업자들의 주요 매출원은 TV분야지만, 이같은 구도가 더 이상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디어 전문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미 방송가의 최고 공략층인 18~34세 시청자층의 이른바 ‘본방’(live TV) 시청율은 지난 2012년 이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미 방송가는 상징적 의미가 큰 이번 컴캐스트의 가입자 변화에 대해 ‘상전벽해’(sea change)란 말로 충격을 표현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바뀐 시대상(signs of the time)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