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향해 뛴다]텔콤그룹

전자·통신 부문 부품 공급업체로 잘 알려진 텔콤그룹은 텔콤인터내쇼날과 텔콤씨앤에스, 텔콤아이씨피, 가온하이테크로 이뤄졌다.

시작은 텔콤인터내쇼날이다. 1993년 외산 고주파 부품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텔콤씨앤에스는 파나소닉 부품류와 엡손 로봇 등이 주력이다. 텔콤아이씨피는 코셀의 전원공급장치를 취급한다. 주력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려 별도 회사를 세운 것이다.

텔콤그룹 직원들이 반도체와 휴대폰에 들어가는 장비들을 소개하며 힘찬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텔콤그룹 직원들이 반도체와 휴대폰에 들어가는 장비들을 소개하며 힘찬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텔콤은 20년이 넘는 부품 유통 경험으로 실패 확률이 적은 게 강점이다. 좋은 제품을 알아보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유명한 기업보다 작지만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를 찾았다. 해당 업체에서도 믿고 맡긴다.

최근에는 미국 크리(CREE)의 반도체를 국내 도입했다. 질화갈륨(GaN) 소재로 만든 이 부품은 통신사 기지국 등의 파워앰프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차세대 소재인 질화갈륨을 이용해 전기효율을 50% 이상 끌어올렸다. 국내 통신 3사 기지국에 적용 중이다. 맥스웰테크놀로지 슈퍼 커패시터도 마찬가지다. 친환경 소재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템콤은 최근 유통에서 제조업체로 진화 중이다. 준비는 6년 전에 시작했다. 유통업체에서 별도 연구소를 마련한 것이다. 가온하이테크를 설립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맥스웰테크놀로지 슈퍼커패시터를 고객맞춤형 모듈로 제작해 판매 중이다. 20년 넘게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수입·유통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 어느새 노하우가 됐다. 엡손이나 코셀로부터 AS에 필요한 기술 이전도 받았다.

지금은 모기업인 텔콤인터내쇼날도 제조에 뛰어들었다. 고인 물을 정화하는 에코팬을 만든다. 에코팬은 특정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기계적인 방식으로 물의 자정능력을 도와준다. 지금까지는 산화동 같은 화학약품으로 물을 정화해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컸다.

에코팬은 오염됐거나 오염이 진행 중인 고인 물 위에 적합하다. 날개 세 개가 회전하면서 아래에 있는 물을 위로 끌어올린다. 이때 물에 산소를 공급하면서 수중 플랑크톤 같은 미생물이 늘어나 물밑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원리다. 설치도 간편하고 진동과 소음이 없어 주변 영향도 없다. 모터 한 개만 구동하기 때문에 고장이 적고 수리가 간단하다.

최유섭 텔콤그룹 회장은 “에코팬은 텔콤이 본격적인 제조업체로 진화하는 시발점”이라며 “특허 신청으로 기술력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를 향해 뛴다]텔콤그룹

최유섭 텔콤그룹 회장

“제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는 끝났습니다.”

최유섭 텔콤그룹 회장은 텔콤을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기업집단으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다. 20년 넘게 세계적 품질을 갖춘 전자·통신 부품을 공급하다보니 어느 새 기술력까지 갖췄다. 방향은 자동화다.

최 회장은 “시간이 갈수록 자동화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며 “인건비와 생산 효율면에서 자동화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기술개발에 필요한 인력은 따로 뽑아 연구소를 만들고 생산 공장도 마련했다. 유통업으로 구축한 판매망은 초기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제조업체 입장이 아닌 수요자 입장을 꿰뚫고 있어 어떤 제품을 시장에서 원하는지 정확히 안다. 이는 개발 실패 위험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최 회장은 “시장을 보는 안목과 기술력, 유통망까지 갖췄으니 좋은 제품만 만들면 된다”며 “최근 트렌드인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성을 가미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