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주말개통이 3년 8개월만에 재개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침체된 이동통신 시장을 살리는 동시에 시장감시를 쉽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소 판매점이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주말개통에 합의하고 이번 주말(28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주말에 가입해도 개통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가능했다.
본지 23일자 8면 참조
정부와 이통 3사는 시장과열, 주5일 근무 확산 등의 이유로 2011년 7월 주말개통을 하지 않기로 했다. 3년 8개월만에 주말개통이 재개된 것은 이통 3사와 정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비자가 주말 개통을 반기고 있어 이통사는 주말개통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단통법 시행 직후 가입자가 이전보다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주말개통이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이통사는 기대하고 있다.
시장감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주말개통에 적극적이다. 주말개통을 하면 가입자 변동을 즉시 알 수 있어 불법보조금이 살포되면 금방 확인된다. 지금까지는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주말 이틀 간 이통시장 변동상황을 알기 어려웠다.
그러나 중소 판매점 반대가 거세다. 단통법 시행으로 폐업하는 판매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말개통까지 재개되면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단통법 이후 기기변경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이통사가 기기변경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판매장려금을 배정했다.
중소 휴대폰 판매점이 모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주말개통 재개는 휴대폰 한 대 팔아서 남는 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을 정부가 전혀 모른다는 증거”라면서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판매점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주말개통 이후 중소 판매점 피해 상황을 점검해 후속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