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초고화질(UHD) 셋톱박스 상품 출시 5개월만에 가입자 수 6만명을 넘어섰다. 경쟁사보다 많게는 5만명이나 앞선 수치다.
IPTV 후발주자지만 차세대 서비스인 UHD에서는 빠르게 앞서 나가는 셈이다.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에서 저력을 보인 ‘꼴찌의 반란’이 재현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2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기준 UHD IPTV 상품 ‘tv G 4K UHD’에서 6만 가구를 웃도는 가입자 수를 확보했다. 현재 KT와 SK브로드밴드의 UHD 상품 가입자는 각각 5만명, 1만명가량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UHD 방송 전용 셋톱박스를 출시한 것을 감안하면 월 평균 1만명을 웃도는 신규 가입자를 쓸어 담았다. 경쟁사가 UHD TV 보유자를 주요 공략층으로 삼은 것과 달리 UHD·풀HD TV 보유 가구를 모두 집중 공략한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
IPTV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KT 590만명, SK브로드밴드 280만명, LG유플러스 217만명이다. 전체 가입자에서는 뒤지지만, UHD 가입자는 가장 앞서 가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HD 셋톱박스에 탑재한 영상 엔진을 활용하면 풀HD TV도 한층 개선된 화질을 구현한다”며 “선명한 화질과 함께 이어폰TV, 보이스 리모컨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능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공헌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에 2개월 앞서 UHD 셋톱박스를 선보인 KT와 SK브로드밴드는 선두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가 최소 1년 이상 약정으로 가입하는 유료방송 특성상 초기에 가입 가구를 늘리지 못하면 가입자 수 규모와 수익 규모가 정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UHD 콘텐츠 분량을 확대하는 등 UHD 인프라를 강화하며 모객 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올 상반기 업계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독추 체제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도 속속 UHD 셋톱박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 간 치열한 가입자 확보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이달 위성방송 전용 UHD 셋톱박스와 IPTV·위성방송을 결합한 UHD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셋톱박스를 차례로 선보인다. 다채널 UHD 서비스를 비롯한 콘텐츠 경쟁력을 무기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도 이달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UHD 셋톱박스를 출시한다. 이로써 케이블TV 업계는 아날로그 가입자 비중이 큰 CMB를 제외한 4대 MSO(CJ헬로비전·티브로드·현대HCN·씨앤앰)가 모두 UHD 셋톱박스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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