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타 기기에도 개방... SW로 승부수 던졌다

블랙베리가 소프트웨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재기에 나선 블랙베리는 다른 운용체계(OS)를 쓰는 기기에서도 자사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1일(현지시각) 밝혔다.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재편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회사는 우선 자체 커뮤니케이션,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 툴을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스마트폰에 개방한다. 기존에 애플이나 구글 스토어에서 블랙베리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한 것과 같이 다른 소프트웨어로 크로스 플랫폼 전략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블랙베리가 발표한 SW 크로스 플랫폼 전략 이미지
블랙베리가 발표한 SW 크로스 플랫폼 전략 이미지

블랙베리는 이를 위해 ‘블랙베리 익스피리언스 스위트(BlackBerry Experience Suite)’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다. 업무 생산성과 보안 툴을 모은 애플리케이션 패키지다. 메시지부터 이메일, 콘텐츠 보안까지 두루 갖춰 사적인 내용과 업무 정보 콘텐츠를 나눠 관리할 수 있다. 제품은 각 OS에 특화되며 올해 말 공개된다.

회사는 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종류에 관계없이 블랙베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점이 있는 업무·보안용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혀 하드웨어 사업 의존도를 줄인다는 목표다.

블랙베리는 크로스 플랫폼 전략을 위해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자체 보안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툴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업무를 하나의 스마트폰 상에서 나눠 관리할 수 있게 한다. 보안 기준도 정부가 적용하는 수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베리의 변화는 하드웨어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띄운 승부수다. 회사가 주창하던 ‘앱 중립성’ 역시 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회계연도 3분기(9월~11월)에 1억4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낮아졌고 기기 점유율도 몇 년간 계속 줄어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의 0.4% 수준에 머물렀다.

존 첸 블랙베리 최고 경영자(CEO)는 사업 재편에 대해 “하드웨어 사업도 계속 유지하겠지만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큰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 크로스 플랫폼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 밖에 하드웨어 사업에서도 아마존과 제휴 등을 토대로 기기 활용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