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빛이 가지고 있는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네이처커뮤이케이션은 2일(현지시간) 스위스로잔연방공대 과학자들이 이같은 개가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200년 전부터 빛이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는 빛이 왜 빌딩주변에서 구부러지는지, 왜 작은 핀홀을 지날 때 찌그러지는지를 설명해 준다. 빛의 서로 다른 파장은 서로 다른 색깔의 광선을 만들어준다. 사람들은 이로 인해 생겨나는 특정한 색깔을 보고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하지만 빛이 가진 파장의 모든 특징과 움직임은 빛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예를 들어 빛이 금속을 때릴 때 전자 빔을 방출한다. 아인슈타인은 지난 1905년 막스 플랑크의 양자설을 이용, 빛이 파동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입자로 돼 있으며 이 입자가 금속전자에 부딪쳐 전자를 날려버린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아인슈타인은 이 광전효과를 제시함으로써 노벨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빛이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지 100년도 넘었지만 이같은 결론에 대해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 이 두가지 성질을 동시에 입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지금까지 아무도 이 두가지 상태를 동시에 본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두가지 성질을 동시에 촬영했을까?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과학자들은 새로운 사진촬영 기술을 사용해 그동안 이처럼 두가지로 제각각 보여진 빛의 성질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우선 작은 금속 선(은 나노 와이어)에 레이저광을 쏘았다. 금속 선은 빛의 파동을 잡아 가두었다.
그럼 다음 일단의 전자를 이 금속선 주변에 쏘았다. 금속선 위에 있는 빛의 파동은 광자(photon)으로 불리는 빛입자로 만들어져 있다. 쏘아진 전자는 광자를 맞고 튀어 나오면서 일부 전자의 운동 속도는 빨라졌고 또다른 전자의 운동속도는 느려졌다.
이같은 속도의 변화는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에너지 일탈을 보여주었다. 과학자들은 이 금속선을 전자현미경 아래 놓고 관찰하면서 사진을 촬영했다.
촬영된 사진의 맨 아래층은 빛의 입자가 어디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진 맨 윗층에서는 빛이 물결파처럼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파브리지오 카본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실험은 인류가 사상 최초로 양자역학의 패러독스한 성질을 직접적인 수단을 통해 사진 촬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카본은 "이 빛 촬영기술은 양자컴퓨터 개발의 진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는 빛 입자의 또다른 신기한 속성을 이용하는 초고속 컴퓨터다.
한편 1815년 프랑스 물리학자 오귀스탱 장 프레넬(1788~1827)은 간섭현상 실험을 통해 빛이 파동임을 증명했다. 빛의 에너지가 마치 물결처럼 일정한 굴곡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빛이 입자라면 합쳐진 빛은 무조건 강해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당시까지도 과학계에서는 ‘빛은 입자’라는 아이작 뉴턴의 주장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