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등 이동통신 서비스 없이, 와이파이만으로 생활이 가능할까. 그래서 해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라이언 넛슨 기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데이터 네트워크 기능을 끈채 ‘와이파이’만으로 뉴욕 맨해튼을 활보하고 텍사스까지 여행도 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동통신사들은 긴장해야 할 듯 하다. 그의 ‘와이파이 체험기’에 따르면 그렇다.
넛슨 기자는 ‘휴대폰 요금고지서’ 없는 삶을 꿈꾸며, 지난 1월 한 달간 이통사(AT&T) 데이터 네트워크 서비스를 해지하고, 오로지 와이파이만으로 생활했다. 우려와 달리 거의 모든 곳에서 자신의 아이폰을 쓸 수 있었다.
통화는 구글 보이스나 스카이프로 했다. 문자 전송은 왓츠앱을 활용했다. 현 위치를 중심으로 이용 가능한 핫스팟을 지도상에 보여주는 ‘와이파이 맵 프로’란 앱도 깔았다. 이 앱은 보안이 걸려있는 일부 핫스팟의 비밀번호도 알려줘, 맨해튼의 한 라면집에서 유용하게 써먹었다고 넛슨 기자는 밝혔다.
불편함이 없잖다. 만일을 대비해 신문사 동료들에게 동행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했다. 농구경기를 놓친 적도 있다. 와이파이가 안터지는 경기장에 오래 앉아있을 수 없어서다.
일상 습관에 작은 변화도 요구된다. 집 나서기 전 동선을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 식당 예약시 와이파이 가능 여부 확인은 필수다. 일부 장소에서는 매번 접속 비밀번호도 물어봐야 한다.
스크레치 와이어리스같은 후발 통신사는 대당 99달러에 와이파이 전용폰을 판매해 인기다. 1.99달러짜리 일일 이용권도 함께 판다. 와이파이 안되는 곳에서 사용하면 딱이다.
핫스팟 존은 계속 늘고 있다. 케이블TV의 일명 ‘코드커터’ 사태가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대형 이통사들은 이같은 변화에 둔감하다. T모바일의 부사장인 피터 이웬스는 “와이파이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완재(supplement)일 뿐, 절대 대체재(replace)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이동통신 담당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채플린은 “망사업자들의 이른바 ‘와이파이 퍼스트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미 이통사 자산가치의 15% 이상(약 680억달러)이 시행 첫 5년내 날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국별 인구 10만명당 와이파이 핫스팟 현황(단위: 곳)
와이파이만으로 생활하기 체험에 나선 라이언 넛슨 기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