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강국 대한민국을 중국과 대만, 일본이 숨가쁘게 따라오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타도 한국을, 일본은 명예회복을 노린다.
2일부터 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 중국과 대만, 일본 업체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익숙한 업체들만 손꼽아도 화웨이와 샤오미, ZTE, 소니, 레노버, 아수스, 에이서, HTC 등 10여 곳에 이른다. 중소 제조사까지 더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초기 기술격차를 줄이고 이들은 어느새 우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기린 930’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장착한 7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미디어패드 X2’를 공개했다. 일반 스마트폰 두 배에 달하는 5000㎃h 대용량 배터리가 경쟁 제품을 압도한다. 비교적 우수한 LG G플렉스2 배터리(3000㎃h)보다도 훨씬 용량이 크다.
대만 HTC는 3월 출시 예정인 ‘원M9’에 후방 207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삼성이 이번 갤럭시S6 언팩 행사에서 자랑한 1600만화소 카메라보다도 화소수가 높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수스는 ‘젠폰2’의 역광 보정 효과가 뛰어나다. 갤럭시S6에 처음 장착된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탑재했다.
레노버는 360도 어느 방향에서도 신원 확인이 가능한 지문인식기능을 내놓고 ZTE, 후지쯔 등이 홍채인식기술을 선보이는 등 한국 스마트폰에 적용하지 않은 보안기술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우리나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수스 젠폰2는 199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비싼 HTC 원M9도 649달러(70만원) 정도다. 소니는 프리미엄 신작인 Z4를 포기하고 중저가 모델인 ‘엑스페리아 M4 아쿠아’를 내놓았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주변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장에서 나왔다. 2일(현지시각) MWC 201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IM사업부 사장은 “후발업체 도전이 거세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인 것이 사실”이라며 “우직하게 혁신을 계속하는 것만이 이기는 공식”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