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호 한국HP 사장이 HP엔터프라이즈 부문 수장으로 낙점됐다. 엔터프라이즈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기업용 제품을 다루는 HP 핵심 사업부다. HP로부터 분할 예정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P는 최근 인사를 통해 함기호 대표를 신설 HP엔터프라이즈 한국법인 대표로 선임했다. HP는 이 같은 인사 내용을 한국HP에 알렸다.
함 사장은 1997년 한국HP에 입사했다. 엔터프라이즈시스템그룹·테크놀로지솔루션즈그룹 등을 거치며 기업용 솔루션 사업을 담당했다. 2011년 5월 한국HP 대표이사가 됐다.
HP는 조직 안정을 위해 함 사장을 연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HP는 큰 변화의 시기에 놓였다. 오는 11월 1일 새로운 회계연도에 맞춰 HP는 두 개 회사로 분리될 예정이다. 기업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HP엔터프라이즈’와 PC·프린터를 담당하는 ‘HP인코포레이티드’다.
과도기 조직 불안을 해소하고 재도약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한국HP가 국내 서버 시장에서 수년 간 1위를 차지했다. 함 사장을 적임자로 선택한 또 다른 배경이다.
한편 또 다른 분리 법인 HP인코포레이티드 한국 조직은 김대환 부사장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현재 PC·프린터 사업을 총괄한다. 역시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
한국HP는 올해 설립 31주년을 맞는다. 지난 1984년 삼성전자 합작회사로 출발, 국내 프린터와 PC 등을 공급하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해왔다. 국내 정보화에 일조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전자산업에 ‘큰손’ 역할을 했다. HP가 우리나라 기업으로부터 구매하는 메모리·LCD·배터리 규모는 연간 수조원에 이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