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새 출발선에 선 태양광산업

[기고]새 출발선에 선 태양광산업

세계 태양광 산업은 구조조정을 마치고 안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생존한 국내 기업과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과 유럽 기업이 새롭게 시장 질서를 정립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최근 화두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메이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다. 이를 두고 많은 기업이 저마다 특장점을 살린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자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일본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했다. 미국 화합물반도체(CdTe) 박막태양전지 기업인 퍼스트솔라는 전략을 바꿔 고효율 결정질실리콘 제품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태양광 기업과 활발한 협력을 자랑하는 선에디슨은 멕시코를 모듈 생산기지로 선정하고 자국시장에서 다양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이는 태양광 제품 원가 구조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한 예이기도 하다.

태양광 기초 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이미 ㎏당 18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안정화됐다. 셀, 모듈 가격도 제조업계 경쟁으로 현재 와트당 0.5달러대에 수렴하고 있다. 이는 업계가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지속한 결과다. 태양광 업계는 차세대 기술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저가 장비 개발 △박막태양전지 △장기 내구성이 확보된 저가소재 개발 △고신뢰성 원격 발전소 유지보수운영 등 차세대 R&D 과제가 대표적이다. 태양광을 국가 성장산업으로 지목한 중국 같은 국가는 이러한 연구에 막대한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 연구과제는 당장 사업화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 이익창출이 어렵고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비한 기업은 분명 기선을 제압할 것이다.

태양광 시장은 이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태양광 제품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가정마다 가전제품처럼 보급이 되는 추세다. 가전제품과 결합한 상품이 가까운 미래에 우리 앞에 선보일 것이다. 또 330와트급 고효율 태양광 모듈로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 그리고 선벨트지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도 보인다. 가정에 수백만원대 TV, 냉장고, 컴퓨터는 물론이고 자동차도 보유하는 지금이다. 3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20만원대 300와트급 태양광모듈이 가정마다 보급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곧 모든 가정이 마이크로발전소가 되는 날이 온다는 뜻이다.

세계 태양광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실적도 서서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고 안주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제2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새 전략을 짜야 할 시기다.

세계 TV시장의 40%, 휴대폰시장의 30%를 점유하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힘이 태양광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길 빈다.

세계 가정과 발전소에 대한민국 상표가 붙은 태양광모듈이 가전제품처럼 쓰이길 기대해본다. 첨언하자면 며칠 전 애플사가 선벨트지역에 1조원대에 25년간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이유를 우리 산학연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정책결정자들도 심각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미래를 기대한다면 말이다.

안형근 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hkahn@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