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P업계, M&A 승인 앞두고 망중립 '고분'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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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망중립성 규정안의 번복을 모색해온 망사업자들이 복병을 만났다. 법정 대반전을 노리던 이들의 전략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4일 워싱톤포스트는 대규모 인수·합병(M&A) 승인건을 앞둔 주요 ISP 사업자들이 FCC를 상대로 한 소송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FCC는 ISP 등 망사업자를 연방 통신법상 ‘타이틀Ⅱ’군으로 재분류했다. 전화사업자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로 피지정한 것이다.

AT&T는 디렉TV 인수를 위해 490억달러(약 53조6600억원)를 쏟아부었다. AT&T는 이 초대형 M&A 프로젝트에 대한 FCC와 미 법무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컴캐스트도 450억달러 규모의 타임워너간 합병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이 건 역시 FCC 등 연방정부의 심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버라이즌도 자사 유선사업부문을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스에 매각한다. 이를 위해 관련 승인을 FCC 등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미 통신법에 따르면 거대 기업간 M&A 추진시 FCC와 법무부의 조사와 인가를 얻도록 돼 있다. FCC는 통신 소비자에게 끼칠 파장 등을 주로 심사한다. 법무부는 인수와 합병에 따른 통신 시장의 독과점 등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

두 기관 중 한 곳에서라도 승인을 얻지 못하면 해당 M&A건은 백지화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AT&T와 T모바일간 M&A건이 반독점을 우려한 연방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구겐하임증권의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인 폴 캘런트는 워싱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를 상대로 아쉬운 소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망사업자들이 섣부른 행동을 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다. 개별 사업자보다는 관련 협회 등 이익단체가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미케이블방송통신협회(NCTA) 등 미국내 인터넷 네트워크 산업 관련 주요 단체 두 곳이 FCC 이번 망중립성 규정안에 대해 공식 이의 제기를 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망사업자들의 물질적 후원을 받는 각종 협·단체에 의한 이른바 ‘대리 소송전’ 양상으로 변질될 개연성이 높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美 망사업자별 주요 M&A 추진 현황>


美 망사업자별 주요 M&A 추진 현황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