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동차 보험 비교 사이트 오픈... 꿩먹고 알먹고

구글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자동차 보험 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 무인자동차 사업을 보강하고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자동차보험은 물론이고 모기지 등 금융 상품을 팔 것이라는 해석이다.

구글이 자동차 보험 비교 검색 서비스를 지난 5일(현지시각) 정식 가동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해 연말까지 서비스 지역을 늘리고, 내년엔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보험 판매 플랫폼을 만들어 스폰서 광고 수익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구글은 미국 48개주와 콜롬비아 특별 자치구에서 보험 판매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험 비교 사이트 스타트업 커버하운드(CoverHound)와도 손잡았다.

제휴를 맺은 보험사는 미국 최대 보험 업체 메트라이프를 비롯해 머큐리(Mercury), 인피니티 등 14곳이다. 미국 자동차보험 업계 1위인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나 올스테이트(Allstate) 등은 자체 비교 사이트가 있어 참여하지 않았다.

사용자가 우편번호와 차량, 개인 정보 등을 입력하면 각 제휴 보험사 자동차보험 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보험을 추천해준다. 단순히 보험회사의 링크를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보험료와 보장범위 등 보험정책, 사용자 리뷰 등도 제공한다. 각 보험사가 자사 상품을 선택했을 때의 부가 혜택 등도 홍보할 수 있다. 결제는 구글을 통해 해당 보험사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는 구글이 영국에서 제공 중인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다. 구글은 지난 2012년부터 영국에서 ‘구글 컴페어(Google Compare)’를 서비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뿐 아니라 모기지(mortgage) 비율 등을 비교 분석해 제공한다.

외신은 구글이 자동차보험에 이어 모기지 유통 사업까지 손을 댈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글은 현재 미국에서 신용카드 비교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구글은 최근 항만 지역과 시애틀에서 모기지 전문가를 찾는 구인 광고를 실었다.

테크크런치는 “구글컴페어 팀이 스스로를 ‘금융 및 보험 상품’을 유통하는 구글 사내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했다”며 “이미 커버하운드는 물론이고 컴페어나우(CompareNow) 등 다른 가격 비교 스타트업과도 협업 중”이라고 전했다.

자체 무인 자동차 사업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구글 전체 매출액에서 상품 비교 서비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중개 수수료나 스폰서 광고 수익 등이 대표적이다.

외신은 소비자가 아직 이 같은 형태의 중개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보험사가 해마다 자사 고객에게 제공하는 1억7500만달러 규모의 프리미엄 중 단 10%만을 중개 업체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구글 입장에선 이마저도 사업을 함께 벌이는 커버하운드와 나눠야 한다.

하지만 구글이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 각 보험사별로 보험료와 보험금에 대한 정보나 리스크 처리 방법 등 자동차보험에 관한 여러 정보를 모을 수 있다. 향후 자체 무인자동차에 특화된 보험 정책을 만들 때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무인 자동차 시장이 열리기 위해선 이에 따른 보험 상품이 필요하다. 차량 운행 방식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손해율 산정이나 보험료 등 기존의 보험 체계가 전면 개선돼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어떤 부품이 탑재될지도 정확하지 않아 무인 자동차 제조사가 해당 보험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