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에 파묻힌 동식물의 유해가 오랜 세월에 걸쳐 화석화해 만들어진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에너지는 인류가 이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셰일가스(shale gas)도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화석에너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갈되고 있고 오염물질 배출로 기후변화협약 규제도 받는다. 특히 석유는 불안정한 유가도 문제다.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생물자원을 변환시켜 이용하는 바이오에너지, 풍력, 수력, 연료전지,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 지열에너지, 수소에너지 등을 의미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율은 30.85%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1.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국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재생에너지 생산방법의 개발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된다.
국내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공기방울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신개념 기술이 개발됐다.
단국대 송영석 교수가 주도하고 서울대 윤재륜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전기가 흐를 수 있는 액체인 ‘자기유체’에 공기방울을 넣고 전자기장 변화를 줌으로써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자기유체에는 나노(10억분의 1미터) 사이즈의 산화철입자가 분산돼 있어서 외부자기장 하에서 마치 고체 자석과 같은 거동을 보인다. 이러한 자기유체에 공기방울이 지나가면 분산돼 있는 산화철입자가 움직이고 이를 통해 자기유체의 자기장이 변화된다.
코일 내에서 자기유체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서 변하면 코일 유도기전력에 의해 전기에너지가 발생한다. 자기유체와 공기방울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 효율은 9.26%로 나타났다. 실험 조건은 공기방울 지름 4㎜, 자기장 세기 1100mT(밀리테슬라), 감긴 코일 수 2000번, 유체 속도 500μl/min(분당 마이크로리터)였다. 전압은 460μV, 전류는 0.3㎃였다.
연구팀은 “에너지 생산효율은 공기방울 크기, 외부 자기장 세기, 감긴 코일 수, 유체 속도 등에 의해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수확한 전기에너지는 영구자석과 자기유체, 그리고 코일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환경파괴가 거의 없는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다. 연구팀은 또 자기유체 내에서 공기방울 크기와 속도에 따른 전자기유도에너지의 변화를 실험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수치 해석적으로 모델링했다.
이번 연구는 공기방울 동력학에 기반을 둔 신재생에너지 생산방법으로 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수력에너지, 풍력에너지,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등 기존 재생에너지 방법과 비교해 환경파괴가 낮고 매우 간단한 장치로 구현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방법이다.
송영석 교수는 “기존 신재생에너지 생산방법은 장비설치나 운용 등에서 환경파괴가 많고, 높은 비용 및 낮은 효율을 보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생산방법을 연구하려 했다”며 “신재생 에너지 원천 기술을 개발해 기술이전하고 실제 국내 에너지 생산시장 점유율 증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해 현재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낮은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앞으로의 에너지 생산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