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지속적이며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 그리고 그 무대는 글로벌일 것.”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메가밸류(Mega Value)’다. 2002년 창업 초기 4명으로 시작한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2015년 현재 6개 회사, 1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매출 5315억원, 영업이익 3026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율 56.9%라는 신화를 창출했다.
권 회장의 메가밸류론은 크로스파이어 중국 진출 전략을 관통했다. 통 크게 바꾸는 파격적인 현지화 전략이 시도됐다. 중국풍 캐릭터와 게임지도, 화려한 총기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이는 당시 국내 게임 개발사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작업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붉은 색과 황금색 총기다. 중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색깔을 넣자 중국 게이머들이 열광했다. 캐릭터에 아예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히기도 했다.
실제 지명 등장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해 ‘차이나타운’ 같은 가상공간을 만들어 중국 이용자들에 친근한 인상을 줬다. 당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던 FPS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가 따라오지 못하는 파격적인 콘셉트였다.
권 회장은 직원들에게 늘 “스마일게이트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며 “남들에게는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분명 더 큰 가치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도전과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권 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플랫폼·사업 다각화다. 게임을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산 중이다.
대형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비롯해 온라인게임에 계속 투자하는 한편 모바일게임 라인업 확충에 힘을 쏟는다.
국내에서 부족한 온라인게임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아프리카TV, 엔트리브 온라인 사업을 인수하는 등 게임업계 M&A 큰 손으로 떠올랐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1200억원을 들여 2014년 선데이토즈 지분 20.7%를 취득했다.
인도어 스포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스크린 골프사 게임소마를 계열사로 편입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영화 ‘명량’ ‘국제시장’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등 성과를 거뒀다.
벤처창업 지원도 권 회장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최근 ‘오렌지 팜(ORANGE FARM)’이라는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서울 서초와 부산에 오픈했고 조만간 서울 신촌에 추가로 한 곳 마련한다.
이 창업지원센터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것으로는 최대 규모다. 권 회장이 직접 나서서 멘토링까지 진행한다.
권 회장은 “창업에 도전했을 당시 젊은 나이에 모든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게 다가왔다”며 “한국 창업 생태계가 더욱 견고해 지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벤처 투자 확대 이유를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