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반격,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현실화, 핀테크 급부상 등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의 최대 이슈였다. ‘LG 워치 어베인 LTE’와 ‘화웨이 워치’를 필두로 한 스마트워치의 진화도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하지만 이번 MWC에서 빠진 게 하나 있다. 바로 태블릿PC다. 소니가 선보인 6.1㎜ 초박형 ‘엑스페리아 Z4’ 외에는 이렇다 할 신제품이 없었다. 최근 4년간 MWC 가운데 이렇게 태블릿PC가 덜 이슈화된 적도 없었다. 그만큼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방증이다.
불과 두해 전만 해도 태블릿PC 시장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스마트폰과 함께 전통적 PC산업 몰락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계는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PC와 스마트폰의 간극을 메우면서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은 빗나갔다. 가트너는 올해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2억3300만대로 전년 대비 약 7.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0% 초반이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과 얇고 가벼워진 노트북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초기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는 부팅 시간 없이 터치로 빠르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모바일 기기지만 휴대성은 스마트폰에 한참 못 미친다. 노트북만큼 업무에 최적화되지도 않았다.
이번 MWC를 관통한 트렌드 중 하나는 ‘디자인’이다. 성능도 중요하지만 먼저 ‘소비자가 찾는’ 제품을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태블릿PC 업계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멀티미디어 재생 외 태블릿PC만의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 시장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할 뿐이다. 먼저 고객이 찾아야 한다는 이번 MWC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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