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광주전남 혁신도시(나주)로 이전하자 전력 관련 중소기업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한국전력은 9일 전남 나주시청에서 광주전남 빛가람 에너지밸리 기업유치 1호인 보성파워텍과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보성파워텍이 혁신단지에 8,025㎡ 규모 신규사업장를 매입해 3년 동안 친환경 전력기자재와 IoT 스마트센서 생산기지를 조성한다. 예상 투자규모는 100억원이다.
보성파워텍은 1970년 설립된 송배전·중전기기 전문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다. 연매출 1000억원, 임직원 200여명 규모로 최근엔 신재생·에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보성파워텍이 조기에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R&D 및 품질혁신, 해외진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한전이 나주에 온 지 100여일 만에 협력기업 유치라는 결실을 거뒀다”며 "빛가람 지역이 세계적 에너지밸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유치와 인재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보성파워텍 등 전력 중소기업들이 광주전남 혁신도시 인근에 새둥지를 마련하는 것은 예상됐던 바다. 한전 협력사들은 기존 비즈니스 네트워크 유지 차원에서 본사 이전 또는 현지사업소 마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준비하거나 실행에 옮겼다. 이번 보성파워텍 이외에도 누리텔레콤 등 주요 기업들이 나주시대를 준비 중이다.
개별 중소기업 차원의 노력도 있지만 이번 대표 협력사 중 하나인 보성파워텍이 나주에 생산설비를 마련한 데는 한전의 적극성이 크게 작용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나주 이전과 함께 광주전남 지역 공동발전의 일환으로 ‘빛가람 에너지밸리’라는 큰그림을 그렸다. 빛가람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광주전남권 전략 산업벨트와 연계해 스마트에너지 허브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들어선 해당 지자체와 에너지밸리 조성을 위한 MOU를 교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2622억원 규모의 진흥사업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나주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 신산업 중심의 신규사업을 대거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력분야 협력사들의 이전을 유도해 단지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향후 몇년간은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전력 신규발주가 예고된 만큼 협력사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한전은 보성파워텍 유치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500개 기업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교와 협력해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기업 지방이전의 가장 큰 고민인 인력을 현지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역 대학 과정에 전력 전문인력 양성 과정을 개설해 이전 중소기업들이 현지에서도 충분히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한전은 빛가람 혁신도시 내에는 연구개발 기관, 지식·ICT, 스타트업을 위주로, 광주전남 지역에는 에너지·IT·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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