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테크놀로지 혁명으로 빅 데이터가 더욱 강력해지면서 이에 대한 마케터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빅 데이터의 한계성이 제기되고 시행착오를 겪는 기업이 늘어났다. 빅 데이터 활용에 우려를 표명하는 시선도 크다. 2015년의 최고 화두 중 하나가 이러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사이트의 중요성이다.
오늘날 틱(Thick Data) 데이터가 마케팅 전문가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에스노그래피의 틱 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트리샤 왕은, “기업이 알고리즘(algorithms)에서 비롯된 매트릭스를 바탕으로 하는 빅 데이터에만 의거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사고, 경험, 스토리 등이 빠져 있는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빅 데이터는 인사이트를 만들어 내기 위한 도구일 뿐이고, 빅 데이터의 한계를 채워줄 수 있는 틱 데이터와의 조합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틱 데이터는 빅 데이터가 알아낼 수 없는, 즉 영감, 감성, 사람의 사고를 수집, 분석하며 인사이트를 더욱 깊게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체계적으로 사고를 샘플링하고 공유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인사이트를 만든다. 빅 데이터가 특정 데이터 포인트의 인사이트를 분석하는 것과 달리, 틱 데이터는 데이터 포인트 간의 연결과 소셜 관점에서의 인사이트를 분석한다. 빅 데이터가 머신 접근 방식(machine learning)이라면 틱 데이터는 실지로 사람들의 사고를 더욱 깊게 관찰,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상품 디자인, 기업의 전략, 향후 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틱 데이터가 빅 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하는 리서치 방식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조합에 대한 기업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령, 삼성 기업이 애플 아이폰과의 제품 비교 분석을 바탕으로 애플 제품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제품을 탄생시킬 때나, TV를 가구 콘셉트로 다가가는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도 빅 데이터와 틱 데이터를 접목시킨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틱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생각하는 TV 개념을 더욱 확실하게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데이터 분석 자료와 더불어 인터뷰와 비디오를 분석하고 사람들 대화를 모니터링하면서 이들이 생각하는 TV 개념을 확실히 알게 됐다. 이를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적극 반영해 TV를 더욱 멋지게 재디자인했다. 모던 어프로치의 마케팅 콘셉트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트리샤 왕의 조사에 의하면 MIT 미디어 랩 리서치 등의 전문가는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빅 데이터로 수집, 연구한다. 동시에 사람들의 실제 생각을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추가 질문을 바탕으로 하는 틱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쳐 개개인의 생각을 더욱 구체적으로 구해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많은 기업이 소셜 미디어 매트릭스를 사용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알아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카탈로그 의류기업인 제이크루는 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경영 방식을 보완하면서 매출을 세 배 이상이나 올렸다. 직원이 직접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 과정을 거쳐 고객의 실시간 반영을 확보하고 확인하면서 빅 데이터 한계를 극복했다. 이러한 실시간 피드백을 전략 수립 과정에 적극 반영했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직원의 노력이 컬트 브랜드로 재정착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틱 데이터를 상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도 많다. 제록스라는 글로벌 기업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정부 기관의 기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빅 데이터를 활용했다. 여기에 틱 데이터를 활용해 빅 데이터의 문제점을 보완했다. 제록스 리서치 전문가 엘런 이삭라는 “아무리 제품과 기술 콘셉트가 확실하다고 해도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꼼꼼히 관찰하는 과정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의료계 및 도시 건축 산업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빅 데이터와 틱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더욱 보다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 모두 매트릭스 분석을 토대로 수집하고 분석한 빅 데이터 결과물을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재검증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는 틱 데이터에 의해 가능했다. 이 모두 인사이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임수지 에머슨 대학 교수·트라이벌 비전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