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자동차 기술 혁신과 우리의 과제

[자동차칼럼]자동차 기술 혁신과 우리의 과제

미래 자동차 산업의 승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라는 자동차 본연의 기능 외에 스마트 및 지능화 개념이 더해진 ‘더욱 똑똑한 자동차(Smart Car)’에서 결정될 것이다. 특히 기존의 정보 체계와 연동해 보다 효율적으로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때에 제공하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미래 자동차 산업은 ‘망으로 연결된 스마트 자동차(Connected Smart Vehicle)’와 교통, 산업, 에너지, 도시, 가정과 연결돼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차량 IT 서비스’라는 신사업 영역을 창출할 것이다. 이런 추세는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더욱 가속화돼 현재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념을 넘어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은 단지 ‘꿈’의 차원을 넘어 올 6월 완성 예정인 미국 미시간대학의 무인차 모형 실험 도시(M-City Project)로 가시화되고 있다. 또 대표적인 IT 업체인 애플, 구글 이외에 소니가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참여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 애플, 소니 같은 IT 업체의 자동차 산업 진출로 기존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와 같이 자율주행 및 무인 자동차와 인터넷 망을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차량 IT 서비스 산업은 사물인터넷(IoT)의 일환으로 대규모 서버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차량 데이터를 구축한다. 이 데이터는 자동차 내부 네트워크, 모바일 네트워크와 연동해 자동차 상태, 정비 필요성, 도로 상태 등의 정확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차량 전장화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또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고성능 CUP, 센서, 저전력 아키텍처 기술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개별 하드웨어를 통합 지원할 수 있는 고신뢰성 표준 아키텍처 기술이 필요하다.

이 같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특허 및 플랫폼을 공개해 표준화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오토사(AUTOSAR)와 같은 표준 소프트웨어를 통한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다. 이런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자동차 업체는 인터넷망에 연동되는 차량 IT서비스 기술이 취약하다. 반면에 IT업체는 자동차 내부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차량 IT 서비스의 핵심인 이종 사업 간의 원활한 인터페이스를 위해 HTTP, HTML, FTP 같은 인터넷 표준을 제정한 W3C에서는 자동차 데이터에 대한 표준화를 2014년 11월 완료했다. 또 HTML5 기반으로 차량 데이터 정보를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표준도 제정했다.

차량 내부 망의 정보는 2003년 차량 표준 소프트웨어인 오토사로 구현됐다. 2016년부터 볼보를 필두로, 2017년 BMW, 2018년에는 GM이 이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처럼 오토사 기반의 자동차 출시가 가속화하면서 차량 내부 망의 정보를 클라우드로 보내는 환경도 함께 구축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기술 혁신에 국내 업체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IT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무엇보다 오토사 인력과 HTML5 중심의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개발 인력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필요한 스펙을 이해하고 ARXML을 통한 응용 프로그램이 가능한 인력 양성에는 최소한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 당장 인력 양성에 나서더라도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차량 IT 서비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IT 산업을 망라한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이 기필코 가야 할 블루오션이다. 이에 대비한 인력 양성에 최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정원영 다우인큐브 전무·숭실대 겸임교수(스마트이동체 융합인력양성사업단)

wonyoung.jung@daouinc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