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통신(IT) 업계가 성별·인종 등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인텔·구글에 이어 우버, 애플도 나섰다.
우버(Uber)는 오는 2020년까지 자사 플랫폼에 여성 전용 운전자(Driver) 100만여개를 창출하기로 UN 산하 UN여성기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회사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애플도 최소 5000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다양성을 추구하는 여러 비영리 단체에 기부한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각) 주주총회에서 밝혔다. IT업계에 여성·소수자와 퇴역 군인을 불러모은다는 목적이다.
특히 미국에서 100여곳 이상의 흑인 학교(HBCU)를 지원하는 서굿마샬칼리지펀드(TMCF)에 4000만달러를 투입한다. 이 학교들의 재학생을 상대로 인턴십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1000만달러는 전미여성 정보기술센터(NCWIT)로 지원돼 IT관련 장학금과 인턴십 프로그램 등에 쓰인다.
이처럼 IT업계가 연이어 다양성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글로벌 IT업계는 남성 백인 중심으로 구성돼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버와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지난해 발간한 다양성 보고서에서 전체 인력의 7%만이 흑인이며 55% 이상이 백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성 근로자 수는 전체 30% 정도다. 최근엔 iOS8에 업데이트될 이모티콘이 황인종을 비하한다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여 28% 남 72%
백인 64%
아시아 21%
히스파닉 6%
흑인 3%
기타 6%
우버는 여성의 안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성차별주의자’라는 논란을 겪었었다. 지난해부터 연달아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운전자 자격 영구 정지 등 관련 문제에 대한 조치를 뒤늦게 취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운전자가 남성으로 구성돼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의 우버 운전자 총 1만6000여명 중 여성은 14%에 불과하다.
영국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해 말 런던에서 한 여성 고객은 우버 운전자로부터 특정 성행위를 요구받았다. 해당 여성은 즉각 우버측에 이를 알렸으나 우버 측의 사과와 함께 택시요금인 20유로만을 돌려받았다. 해당 운전자에 대한 우버 플랫폼 영구 이용금지 조치도 최근에서야 진행됐다.
한편 최근 인텔·구글 등 대형 IT기업들도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월 사내 인력 구조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총 3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지난달 소수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코드2040’에 총77만5000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은 “실리콘밸리에서 다양성과 포용을 위한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내 IT회사의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남성 72%, 백인 64%정도로 구성돼있다. 이 조사는 실리콘밸리 IT업체 중 직원 100명 이상인 회사의 다양성 보고서들을 취합한 결과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