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컬럼] 조충연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22)

‘옐로 모바일’ 한국 스타트업의 생태계 분수령

[벤처컬럼] 조충연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22)

‘옐로 모바일(Yellow Mobile)’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분수령

옐로모바일(Yellow Mobile)에 대한 스타트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옐로모바일이 지난해 11월 미국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포메이션으로부터 1조원대의 밸류에이션에 1억 500만 달러(약 1140억원)를 투자 받은 것은 당시 큰 화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IPO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옐로모바일의 밸류에이션이 4조~7조원이라는 평가까지 나온 상황.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주관사 경쟁을 벌이면서 기업가치가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하지만 옐로모바일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중 국내 또는 미국 거래소중 한 곳을 골라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초 기준으로 옐로모바일은 계열 회사는 모두 72개. 이 중 지난 1년 동안에만 약 60여개를 인수했다.

이쯤 되면 옐로모바일은 1년 전부터 아주 철저하게 상장을 생각하고 준비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옐로모바일이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일반적인 사업을 통해 매출을 키워 IPO를 하는 방식이 아닌 인수기업과 피인수 기업이 주식을 스와핑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덩치를 키워 이용자와 매출을 늘려 IPO를 하는 흔치 않은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이 일단 성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지난달에는 옐로모바일과 거의 유사한 전략을 활용하는 ‘500볼트’라는 기업도 생겨났다.

하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두 가지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들이 서로 연합해서 트래픽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실적과 비지니스 모델이 검증되지 않아 펀더멘탈에 문제가 있어 M&A로만 기업 가치를 부풀리는 것은 제 2의 리타워텍, 플레너스와 같이 한순간에 거품이 꺼져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볼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느끼는 시장의 분위기는 확실히 옐로모바일의 밸류에이션에 거품이 많다는 분위기였고 IPO에 대해서도 긍정적 기대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 보인다.

최근 업계 전문가들은 옐로 모바일을 종종 리타워택과 플래너스의 상황에 많이 비교한다.

2000년대 벤처 거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리타워택의 경우 하버드대 출신 최유신 대표가 당시에는 매우 새로웠던 금융방식을 통해 6개월만에 약 30여개의 기업을 M&A하며 100억원이 안되는 회사를 34일 연속 상한가라는 기록을 세우며 단기간에 시가총액 1조원의 회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리타워택은 계속되는 증권가의 경고성 리포트와 함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 심리마저 붕괴되면서 2001년 상장 폐지가 됐다.

현재 시장의 옐로모바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된다.

1. 단기간내 주식 스와핑(교환)을 통한 M&A 실패 사례 - 리타워텍, 플래너스 등

2. 펀더멘탈 대비 과도한 밸류에이션 평가

3.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

4. 기업 문화가 다른 관계사간 시너지에 대한 회의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한 반론도 있다.

1. M&A를 통한 기업 밸류에이션의 확장과 주식 스와핑을 통한 기업 인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자주 사용한다는 점.

2. 제조업 또는 고착화된 서비스 기업의 기업 가치 평가 방법론인 현금 흐름 할인법(DCF)만으로 기존 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는 모바일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한다는건 잘못됐다는 점.

3. 미국의 경우에도 왓츠앱, 트위터,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등 대부분의 모바일기업이 수익 전환시기가 2020년 또는 2025년 이라는 점과 함께 모바일 기업은 수익보다 시장 선점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

4. 조직이 안정되면 비용 역시 줄 것이라는 점 등이다.

필자가 옐로모바일의 재무제표와 IR자료를 입수해 살펴보니 시장에서 제 2의 ‘리타워택’이라 말하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DCF를 통한 옐로모바일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과하게 평가된 측면도 있는 건 사실인 듯 하다.

그러나 급성장하는 모바일기업의 미래에 대해 무턱대고 공격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옐로모바일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VC인 DSC인베스트먼트와 페이스북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오큘러스 VR에 투자했던 포메이션 8이 투자했다는 것은 과거 한사람의 욕망으로 인해 주식가치만을 띄우기 위한 불놀이와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들의 투자 백그라운드에는 투자 이익의 실현이 가장 중요 할수 있겠지만 말이다.

필자는 옐로모바일이 한국보다는 미국증시에 상장해야 하고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성공할 경우 비슷한 시기에 IPO를 저울질하는 쿠팡이 미국 포워드 벤처스의 100% 자회사인 미국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일한 한국스타트업의 미 증시 상장 케이스가 될 것이다.

미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는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보다 좀 더 공격적이며 옐로모바일류의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경험해보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투자자들은 기업에서 나오는 데이터만 보지 않고, 이를 취합해 다른 사업을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 개인이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최근에 합류한 포메이션 8의 구본웅 대표의 폭넓은 네트워크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옐로모바일이 왜 한국스타트업 생태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짧게는 4년 길게 보면 6-7년 정도 지내왔다.

지난 15년이 PC기반의 인터넷 생태계였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생태계가 모든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 옐로모바일은 국내 대기업이나 VC가 투자를 망설인 스타트업 M&A를 통해 스타트업도 EXIT이 가능하다는 하나의 사례를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너무EXIT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옐로모바일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나 모든 산업의 발전 단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동기 부여와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만 놓고 본다면 필자는 옐로모바일의 도전이 성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만약 옐로모바일이란 스타트업계 거함이 자칫 오랫동안 기업으로서의 존속하지 못하고 단기간에 침몰할 경우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업계에는 상당한 후폭풍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업계에서 말하는 “벨류에이션이 펀더멘탈보다 앞서면 문제가 생긴다”는 조언에 대해서는 한번쯤 경영진과 주요 주주사들이 되새겨 볼 필요는 있다.

대한민국 스타트업계에 걸출한 스타기업이 등장하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알리바바와 샤오미 때문에 중국의 청년들이 꿈꾸고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옐로모바일도 그런 한국의 스타트업이 되길 기대해본다.

조충연 / 라이브벤처대표

jerry@liveventu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