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실탄 1조200억 확보···황창규식 공격 경영 시동

KT가 KT렌탈 매각으로 1조200억원을 확보하면서 차세대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황창규식 공격 경영’이 드디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KT는 12일 KT렌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그룹을 선정하고, KT 보유 지분 58%와 다른 투자자 지분 42%까지 100% 주식매매 계약을 호텔롯데와 체결했다. 매매가는 1조200억원이다. KT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재무건전성과 ICT 역량 강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KT가 KT렌탈을 매각하고 1조200억을 확보하면서 ‘황창규식 공격 경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1월26일 KT광화문빌딩(East) 입주식에서 황창규 회장이 취임 1주년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KT가 KT렌탈을 매각하고 1조200억을 확보하면서 ‘황창규식 공격 경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1월26일 KT광화문빌딩(East) 입주식에서 황창규 회장이 취임 1주년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지난해 KT는 무선사업과 미디어·콘텐츠, 금융·렌털 부문에서 매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로 유선 분야 매출이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따라서 올해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증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KT는 올해 초 연간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를 지난해(2조5141억원)보다 약 2000억원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보 자금은 기가인터넷 등 주로 유선 부문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5대 미래융합사업에도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무선 부문에는 3밴드 LTE-A 전국망 확대를 위한 2.1㎓ 기지국 설치에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은 우선적으로 재무재표의 건전성 확보에 사용되고 기가인프라 구축, 5G 사업 등에도 투자될 것”이라며 “특히 KT가 5G 선도를 주장한 만큼 올해부터 5G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KT가 계열사 매각 등 추가 구조조정을 추진할지는 뜨거운 관심사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수차례 비통신 계열사 매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업인 통신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자는 게 황 회장의 경영 기조다. 지난해 싸이더스FHN, KT OIC 등 일부 중소 계열사를 매각했지만 여전히 계열사가 49개(3월4일 기준)에 이른다.

매각 추정가 2500억원 정도로 알짜기업이라고 평가받는 KT캐피탈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뒀다. KT미디어허브 합병 등 내부 교통정리도 추진 중이다. 탈 통신, 문어발식 경영이 아닌 ‘통신 중심’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전방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KT는 지난 1년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면 올해부터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한동안 비통신 사업에 집중했지만 사실상 성과는 크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주력 사업인 통신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이 곧 나오겠지만 올해는 가시적인 수치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렌탈을 인수한 호텔롯데는 공정위 심사를 거쳐 5월 말까지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KT렌탈의 오토렌탈, 카쉐어링 사업이 전국 1만2000여 롯데 유통망과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