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간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통 디스플레이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솔루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만이 향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삼성·LG 등 우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10%의 점유율을 돌파한 데 이어 2013년 이후 20% 후반대 시장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내 3위 자리에 올라있다.
일본 업체들은 우리 기업과 함께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NEC가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LG전자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샤프 등 일본 기업들도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KT는 지난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탑재한 미디어 폴을 선보였다. 협력사 AQ와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디지털 사이니지 화면에 접촉하면 전시회와 콘퍼런스 정보를 전송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KT는 NFC 미디어 폴을 백화점과 공항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 거울 기능과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또 롱텀에벌루션(LTE) 네트워크와 연결돼 영상통화와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LG보드와 얼굴인식 기능이 적용된 광고 플랫폼 미러미디어를 선보였다.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초고선명(UHD)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접목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개한 100인치대급 UHD 디지털 사이니지는 특정 건물 벽면 전체를 차지할 정도의 크기로 보다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광고 미디어로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간판 형태 외 테이블 형태 등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 폼팩터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1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40인치 터치스크린 단말 ‘SUR4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이미지 인식 기능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음료수 병을 터치스크린패널 위에 올려 놓으면 디스플레이가 이를 인식해 음료 광고를 보여주는 식이다. 피자헛은 맞춤형 피자 주문이 가능한 테이블 형태의 단말 콘셉트를 발표했다. 매장 방문자는 테이블 앉아서 터치스크린으로 직접 피자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피자가 만들어지는 시간 동안에는 테이블에서 광고가 나온다. 델은 전용 디스플레이가 아닌 일반 태블릿PC를 광고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개했다. 동글 형태의 소형 안드로이드 단말이다. 이 제품을 일반 디지털TV HDMI 포트에 꽂으면 TV가 디지털 사이니지로 바뀐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