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산업이 이번에는 ‘대표이사 쟁탈전’을 겪고 있다. 지난 1년간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경영진이 직무집행정지로 한발 뒤로 물러난 상황이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황귀남 노무사 측은 경영진들의 경영권 박탈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 대표이사 자리까지 차지하게 될 지가 업계 관심사다.
신일산업은 오는 30일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영 신일산업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이번 정총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의안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다. 사내이사 중에서 대표이사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를 선임하는 측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이다. 황 노무사 측이 제기한 사내·사외이사 후보자 소송이 13일 기각되면서 김영 회장이 단독 후보가 됐다.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갈지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신일산업 이사는 총 5명으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다.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3인 중 한명이 된다. 현재 사내이사는 재선임에 나선 김영 회장, 직무집행이 정지된 송권영 대표, 황 노무사 측이 선임한 류승규 이사 세 명이다. 만약 김영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않으면 송권영 대표가 직무집행정지가 됐기 때문에 류승규 이사가 대표이사가 된다. 그러면 경영권은 M&A 측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치열한 자리싸움이 예상된다.
주식 보유비율에서는 황귀남 노무사 측이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황 노무사측 지분율은 워런트 포함 16.01%, 김영 회장 측은 14.22%다. 우리사주조합이 가진 3.38% 주식은 김영 회장 우호지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영 회장이 살짝 앞선 상태이지만, 소액주주의 표심이 경영권 향방의 결정적인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일산업은 황귀남 노무사가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 적대적 M&A에 나서면서 1년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극심한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해에는 1억6776만원 영업 손실이 나면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62% 줄었고, 순손실은 16억9489만원을 기록했다. 경영권 정상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편 30일 정총 의안의 주요 내용은 △제56기 별도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확정의 건 △결손금 처리의 건 △정관변경의 건(본점 소재지 변경) △사내이사 선임의 건(후보자 김영) △이사보수한도의 건(당해 10억원, 전년 30억원) △감사보수한도의 건(당해 1억원, 전년 2억원)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