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56>구조개혁은 필수다

[이강태의 IT경영 한수]<56>구조개혁은 필수다

경영자는 구조개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아니 구조개혁을 해야만 한다. 구조개혁은 경영자 의무고 책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영자들이 구조개혁을 꺼린다. 하고는 싶은데 자신이 없는 때도 있고, 하려고 칼을 뺐는데 내부에서 들고 일어나니 칼을 다시 거둔 사례도 있다. 지금 잘되고 있는데 굳이 평지풍파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자위하는 경우도 있다. 잘되고 있든 잘 안 되고 있든 구조개혁은 필수다. 구조개혁이 마치 사람 자르는 명분으로 인식을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구조개혁을 하다 보니 사람이 잘려 나가는 거지 사람을 자르기 위해 구조개혁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구조개혁은 생활 습관을 바꾸고 운동 열심히 해서 더 잘 살자는 취지다.

그럼 왜 구조개혁이 지금 필수인가?

첫째, 주변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는 저성장 일반화로 경기 침체, 실업자 증가, 빈부 격차 심화, 저출산, 고령인구 증가, 전세란, 노인 자살률 증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경제도 조로화돼 활기가 떨어지고 있다. 금융업, 통신업, 제조업, 건설업, 유통업이 힘을 잃다 보니 신규고용이 창출되지 않고 고용이 안 되니 경기가 더 나빠지는 것이다. 설사 이들 산업이 다시 활황이 돼도 고용이 예전처럼 늘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에서도 각 나라들이 양적완화를 통하여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양적완화가 뭔가. 돈 찍어 내는 거다. 구조개혁 없이 돈을 찍어서 부어 대면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아베노믹스나 EU의 문제가 구조개혁 없이 양적완화로 경기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경기가 양적으로 좋아 보일 뿐이다. 양적완화 전에 구조개혁이 실행되어야 투입된 자원의 효율적인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진다. 라스베이거스의 CES에서, 바르셀로나의 MWC에서 새로운 IT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 기업이 열심히 따라가고 있지만 앞서가는 것은 없다. 5년 전에 지금을 위한 구조개혁을 안 했기 때문이다. 환경이 변하면 기업은 더 빠르게 변해야 한다. 환경이 변할 때는 같은 구조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개혁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 없이 독점적 구조를 가져 갈 수 있다. 그래서 구조개혁이 필수다.

둘째, 산업의 라이프 사이클을 도입기, 발전기, 성숙기, 쇠퇴기로 나눈다. 그동안 우리 산업이 눈부신 발전을 하면서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성숙기에 다다랐다. 이제 더 진일보된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로 옮겨 타야 한다. 지금대로 가만히 있으면 곧 바로 쇠퇴기를 지나게 된다. 일부 산업과 기업에서 이미 쇠퇴기 조짐이 보인다. 구조개혁으로 한 단계 높은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 도입기로 들어서야 한다. 구조개혁이 높은 위험을 수반하다 보니 간 보듯이 비주력 계열사를 팔거나 입으로만 위기라고 떠드는 것을 많이 본다. 지금의 주력사가 5년 뒤에도 주력사일까. 지금의 주력 상품이나 서비스가 5년 뒤에도 캐시 카우일까. 10년 전 주력 산업과 주력 제품이 지금은 어떤가. 기술과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게 된다. 그래서 구조개혁이 선제적으로, 근본적으로 주력기업에 빠르게 실행돼야 한다.

셋째, 구조개혁은 투자를 어디에 할지를 결정하는 거다. 투자는 정부예산처럼 관성의 법칙이 있다. 그냥 놔두면 지금 구조대로 그대로 간다. 구조개혁을 썩은 과일 골라내듯이 하면 안 된다. 구조개혁은 어떤 과일을 생산할지부터 고민하는 것이다. 기후가 바뀌고 입맛이 바뀌고 수입품이 밀려오면 지금의 과수원을 다른 과일을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려고 하는 것이 구조개혁이다. 구조개혁은 축소재생산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손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구조개혁은 자원의 투입효과를 선순환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구조개혁은 현금 흐름을 중시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근본적으로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구조개혁은 경영혁신과는 다르다. 구조개혁은 혁신을 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근본적 처방이다. 지금 정부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구조개혁을 먼저 해야 하는데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그대로 놔두고 금리인하나 대출증가로 유동성을 늘려 나가기 때문이다. 소화가 잘 안 되는데 더 먹기만 하면 오히려 몸이 힘들어 진다.

기업도 위기감과 긴박감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들이 조직원을 가족같이 화목하게 이끌고 대과 없이 임기 마치겠다는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조직이 흔들흔들해도 조직의 미래를 위해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각오로 구조개혁에 임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둘러야 한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7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