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3월 19일, 우리나라가 세계 21번째, 아시아에서 4번째로 제3의 불 ‘원자력’ 점화에 성공했다.
원시인이 발견한 불을 제1의 불, 증기기관이나 다이나마이트의 불을 제2의 불이라 부르고 핵분열에 의한 것을 제3의 불이라고 일컫는다.
연쇄적인 핵분열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연쇄 핵분열 반응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일시에 열을 방출하면 원자폭탄이 되고 반응 속도를 줄여 지속적으로 방출시킨 열로 터빈을 돌리면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이 된다. 결국 연쇄 핵분열을 잘 제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연구는 1959년 3월 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연구소 설립 후 3년이 지난 1962년 3월19일 원자력연구소에서 국내 첫 연쇄 핵분열 실험이 진행됐다. 원자로 속에 장전된 핵연료봉에 순차적으로 점화가 이뤄졌고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당시 원자로는 100㎾급으로 연구용 수준이었다. 원자력 연구 역사가 짧고 관련 기술도 부족했던 우리나라가 빠른 시간 안에 원자로 가동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미국 연구진의 상당한 도움이 있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원자력 기술이 일취월장 하면서 현재는 원자력 기술 수출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원자로 첫 가동에 성공한 지 정확히 9년 뒤인 1971년 3월 19일에는 고리 원전 기공식이 열렸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완공됐고,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하면서 세계 20번째 핵발전국이 됐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6월 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고 2008년 1월 10년간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다시 운영에 들어갔다.
원자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후쿠시마 원전처럼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원자력 발전 역사가 길어지면서 쌓여가는 원자력 폐기물 처리와 노후 원전의 재가동 여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