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애니메이션·캐릭터 라이선싱 산업에 직접 참여한다. 대기업으로는 CJ E&M과 제일기획에 이은 것으로 산업 성장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계열사인 이노션은 자동차 관련 애니메이션에 공동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만드는 자동차 애니메이션에 지분을 투자하는 형식이다. 제일기획이 최근 ‘캐니멀’을 제작한 부즈클럽과 손잡고 ‘아둥가’ 캐릭터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에 뛰어든 데 이은 대기업 참여다.
콘텐츠 업체인 CJ E&M 역시 지난 1월 애니메이션 사업부를 만들어 이달 ‘로보트레인 RT’를 TV로 선보였다. CJ E&M은 방송과 동시 캐릭터 완구를 내놓은 데 이어 모바일 게임 출시를 앞뒀다.
애니메이션 업체 관계자는 “현대차와 이노션 등이 공동으로 5월 말 이후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연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과 상품은 내년 초 출시가 목표다.
그는 이어 “현대차가 기존에 라이선싱만 빌려주던 형태가 아닌 투자형태로 현대차와 이노션이 라이선싱 지분을 확보하고 마케팅도 협력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양대 광고기획사로 통하는 이노션과 제일기획이 나란히 캐릭터 사업에 뛰어든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제일기획은 부즈클럽과 지난달 ‘아둥가’ 캐릭터를 발표했다. 당시 제일기획은 마케팅 노하우와 소비자 데이터 분석, 미디어 솔루션을 바탕으로 캐릭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노션 역시 광고 마케팅 기업으로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만큼 신사업으로 캐릭터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의 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 진출은 브랜드 인지도 재고와 함께 캐릭터를 액세서리나 완구 등으로 상품화하는 라이선싱 산업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장은 연평균 4.1%씩 성장세로 2019년 7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연관 국내 캐릭터 산업 매출은 2009년 5조3000억원에서 2014년에는 8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는 13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캐릭터〃라이선스 시장 역시 지난해 기준 1605억달러(약 175조원)로 추정되며 올해 시장규모는 18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캐릭터를 모바일로 유통하는 스티커로만 지난해 2000억원 넘게 벌어들였다. 라인은 이달 ‘라인 프렌즈’란 플래그십스토어를 최근 서울 강남 한복판인 가로수길에 열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은 성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어린이와 젊은 층에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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