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피아트모델과 닮은 꼴로 나온다"?

코드명 SG5...개발 핵심은 위장업체 식스티에잇

"애플이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캠퍼스에 식스티에잇(Sixty Eight)이라는 대행사를 입주시켜 애플카 비밀프로젝트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해 11월 이태리 피아트사의 멀티플라600모델을 수입했으며 자동차수리 작업 공간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애플 서니베일 캠퍼스 메인빌딩으로 옮겼다.”

애플인사이더는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 말과 취재를 통해 애플의 비밀 전기차 프로젝트 ‘타이탄’이 쿠퍼티노 본사에서 몇분 거리에 있는 서니베일캠퍼스의 극비장소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애플카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타이탄 프로젝트가 쿠퍼티노 본사의 컨셉트 개발 단계를 넘어섰으며, 식스티에잇을 핵심으로 삼아 이 평범해 보이는 장소에서 본격적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서니베일 175번지에 식스티에잇이라는 리서치회사 내세웠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서니베일 175번지에 시장조사회사인 식스티에잇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입주시킨 후 이 회사를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삼아 내부에서 `SG5`라는 암호명으로 극비 개발작업을 본격 추진중이다.

애플카 개발에 대해 잘 아는 두명의 소식통은 “애플이 애플카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 회사를 통해 개발 관련 물품들을 반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들도 테슬라 등에서 스카웃돼 온 엔지니어들이 이곳에서 애플카 개발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니베일의 이 평범해 보이는 장소가 타이탄 프로젝트의 중심지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곳에는 자동차작업장,여러가지 자동차작업을 위한 레노베이션 작업은 물론 수리 작업장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애플이 애플카 관련 작업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최초의 보도다.

애플은 지난 해 가을 전기자동차 타이탄 프로젝트를 위해 테슬라의 엔지니어들을 스카웃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이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애플이 타이탄이라는 암호명으로 약 1년전부터 전기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서니베일 175번지 건물에 식스티에잇이라는 회사을 입주시켜 애플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 사들인 1957년형 피아트 멀티플라600모델. 사진=위키미디아
애플이 서니베일 175번지 건물에 식스티에잇이라는 회사을 입주시켜 애플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 사들인 1957년형 피아트 멀티플라600모델. 사진=위키미디아

■식스티에잇과 애플의 커넥션은?

식스티에잇(SixtyEight LLC)이라는 회사는 지난해 3월 델라웨어에서 등록된 회사다. 그리고나서 지난 해 11월에 캘리포니아에서 외국회사로 등록했다.

주목할 것은 애플 서니베일캠퍼스내에 입주한 이 회사가 지난 해에 1957년형 피아트 멀티플라600모델을 영국에서 사들였다는 사실이다.

영국출신인 조니 아이브 애플 부사장이 대학시절 피아트500을 몰고 다니는 등 피아트 차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애플카 프로젝트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조니는 지난 2013년 디자이너 동료 마크 뉴슨과 함께 경매를 통해 붉은색 피아트600을 사들이기도 했다.

정작 식스티에잇의 웹사이트에서는 회사에 대한 아무런 내용이나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식스티에잇의 건물앞에 붙여진 안내문이다. 애플인사이더는 최근 이 건물을 방문한 결과 문에 붙은 안내문에는 "회사로비를 애플이 빌딩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애플의 3층짜리 메인빌딩으로 옮겨갔다"고 쓰여있었다고 전했다.

식스티에잇과 애플의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플은 그동안에도 이번처럼 대리기업을 내세워 자신들의 비밀프로젝트를 숨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조니아이브 애플 부사장이 학창시절 타고 다녔다는 피아트500모델. 사진=위키피디아
조니아이브 애플 부사장이 학창시절 타고 다녔다는 피아트500모델. 사진=위키피디아

■서니베일, 애플의 또다른 차세대 프로젝트 기지

애플이 서니베일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5월부터였다. 당시 애플이 30만평방피트(2만8700m₂,8천400평)규모의 건물 7개 동에 입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은 본사 인근의 상업용 공간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입주한 건물가운데 일부를 CPP,일루미오 같은 회사에 임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175번지 건물 입주자에게 394제곱미터(120평)에 해당하는 공간을 자동차 수리용 차고로 사용하게 하면서도 의문의 입주자가 누군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 무명의 시장조사회사 건물 입구에 CCTV까지 설치돼 있는 등 애플 본사같은 보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이탄 프로젝트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은 식별배지를 달고 서니베일 캠퍼스를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서니베일캠퍼스 7개 건물 가운데 최소 3개 건물을 임대하고 있다.

애플캠퍼스에는 배터리 룸, 신뢰성 실험실, 침수시험실,7.5톤짜리 물탱크,컨퍼런스룸, 휴게소, 컴퓨터연구소,테스트챔버 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건물외부는 자전거공원시설이 돼 있다.

애플은 자체 신제품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연구소 2곳을 두고 있다. 지난 해 9월 이른 바 아이폰6 ‘벤드게이트’논란이 일자 기자들에게 이 중 한곳을 개방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달 서니베일의 이 비밀프로젝트 공간에 대해 비상시에 대비한 안전검사 등을 실시했고 또다른 시설물검사도 준비하고 있다. 주변 건물에는 카페,회의실,사무실은 물론 연구실로 이름붙여진 많은 방들이 자리하고 있다.

서니베일캠퍼스 시설물 공사를 한 데브콘사의 서류를 보면 식스티에잇 건물옆 165번지 공간도 수상하다. 이 건물은 사무실공간이자, 미팅공간, 그리고 자동차작업지역으로 돼 있다. 애플은 데브콘을 통해 식스티에잇리서치가 입주한 175번지 건물의 700제곱미터(210평)에 달하는 사무공간과 393제곱미터(120평)에 달하는 차고공간에 스프링클러 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공간의 인테리어들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 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