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에서 단연 돋보였던 국가는 ‘중국’이다. 독일이 중국과 ICT 미래를 이끌고자 협력을 강화하면서 EU와 중국이 ICT로 하나되는 모습이다. 두 지역 IT업체도 손을 맞잡았다.
중국과 독일은 특히 제조업과 IT를 융합한 제4차 산업혁명, 이른바 ‘인더스트리 4.0’에 중점을 뒀다. 양국은 모두 제조업 기반이다. 중국이 제조업과 ICT 간 격차가 커 문제라면 독일은 ICT시대 주도권을 잡는 데 실패했다. 양국은 올해를 양국 간 ‘혁신의 해’로 지정하고 지난해 인더스트리 4.0과 연관된 협력행동강령 110개조를 체결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은 유럽연합 일원으로서 IT에 강점을 보유한 중국과 협업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독일에 중국은 무역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정교한 기술을 발전시킬 ‘혁신적인 파트너(innovation partner)’”라고 말했다.
양국 업계도 16일(현지시각)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정의한다(Software Defines the World)’라는 주제로 ‘중·독 ICT 서밋(Summit)’을 열었다. 중국 IT업계 맏형 격인 화웨이는 지난 2000년대부터 독일 보다폰과 기술 개발에 협력해 왔다.
독일 SAP는 중국 현지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 중국 헬스케어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업체 뉴소프트(Neusoft)는 이미 독일 함부르크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둔 상태다. 뉴소프트 독일 R&D 센터 전 직원 중 네 명을 제외한 나머지 89%는 현지에서 충원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두각을 드러냈다. 드론이나 3D 프린팅 등 차세대 IT업계를 이끌어갈 기기가 중국 중소 업체 손에서 만들어졌다. 중국 제조사가 제작한 드론을 유럽으로 유통하는 플렌티미디어 관계자는 “날개 여덟 개에 360도 촬영이 되는 4K 카메라 등을 탑재해 기능 면에서도 탁월하다”며 “이 정도 성능에 가격은 6000유로에 불과해 성능·가격 모두 중국 업체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맥스에어로(MAXAERO)는 날개 네 개에 가격대는 1000유로 정도로 저렴한 소형 드론을 직접 시연해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깔끔한 디자인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크기와 성능을 높인 차세대 드론 모델도 첫선을 보였다.
IP카메라 및 스마트홈 업체 질링크(zilink)는 독자 개발한 중소형 3D 프린터기를 새롭게 선보였다. 현재까지는 단일 소재로만 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향후 각종 소재를 결합해 3D 프린터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업체 또한 500달러에 채 못 미치는 금액으로 3D 프린터를 판다.
세빗에는 총 600개가 넘는 중국 업체가 참여했다.
하노버(독일)=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