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으로 수천건의 지진파 정보를 분석,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땅속 3000km깊이의 지구내부구조를 3D지도로 정확히 볼 수 있게 됐다. 이 지도는 마그마가 지구표면 가까이 다가올 때, 지구의 판(tectonic plate)이 다른 판 아래로 밀려 들어갈 때 등을 정확히 보여줘 지진발생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프린스턴대뉴스는 16일 이 대학 제로엔 트롬프 지구과학 및 응용컴퓨터수학과교수팀이 지진파 데이터와 오크릿지국립연구소의 타이탄 슈퍼컴의 모델링 기능을 결합해 지구속살을 보여주는 3D지도를 만들어 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지금껏 없었던 지구 표면과 지구중심 사이에 있는 맨틀(30~3천km)의 구조를 보여주는 정확한 지도(부분)를 만들어 냈다. 올 연말까지 지구 맨틀 전체를 3D지도로 만들 계획이다.
땅속 3천km 깊이는 지구중심과 지표면의 중간이며, 인간이 파내려간 깊이의 300배에 달한다.
■지각과 외핵사이 맨틀 정확히 3D지도화
지진파 진동의 속도는 어떤 형태의 물질(매질)이 지각 아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지진파의 진동을 이용해 지구의 껍질, 즉 지각과 지구외핵 사이에 있는 맨틀의 가장 정확한 부분을 보여주는 놀라운 시뮬레이션 지도를 만들어 냈다. 지진파를 표시한 이 3D지도에서 붉은 색과 오렌지색은 더 느린 지진파를, 녹색과 청색은 더 빠른 지진파를 보여준다.
지진파는 단단한 바위에서는 빠른 속도로 녹은 마그마를 통과할 때는 느린 속도를 보인다.
제로엔 트롬프 프린스턴대교수는 “올 연말까지 지구 땅밑30~3천km에 위치한 맨틀 전체를 3D모델로 제작해 낼 계획이다.
이 지도제작에는 테네시주 오크릿지 미국립연구소에 있는 슈퍼컴 타이탄이 사용되고 있다. 이 슈퍼컴은 초당 1천조 회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트롬프교수는 지금까지 전세계지진관측소에서 기록된 진도 5.0 이상인 지진 수천 건 가운데 3천건을 살펴보았다. 이를 기록한 지진관측소는 지진파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밀한 진동기록을 기록한다. 지진파는 통상 초당 수km를 가며 수분 동안 지속된다.
■지진 사전예보에 활용
트롬프교수의 이 지도가 지표면으로 다가 와 화산활동을 일으키는 마그마의 위치도 알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까지 지진파 연구에는 3가지 종류의 지진파, 즉 P파(종파, Primary waves; compression waves), S파(횡파, secondary waves, shear waves), 그리고 표면파가 이용돼 왔다. 트롬프교수는 이 3D지도 작성에진앙중심에서 지진계까지 오는 지진파와 지진계에서 지진까지 가는 동반파를 모두 이용한다.
연구진이 사용하는 타이탄 슈퍼컴은 각 지진파가 진앙(지진의 중심지)에서 퍼져나갈 때 이를 모의실험(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를 실제 진동기록과 비교하게 된다. 이 차이점을 이용해 지구내부 구조를 보여줄 모델을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트롬프 교수팀이 설계한 컴퓨터프로그램은 실제 지진데이터를 컴퓨터가 만든 모델과 비교한 후 불일치점을 찾아내 모델을 업그레이드했다.
트롬프교수는 “우리는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 이것이 이 프로젝트의 놀라운 부분이다. 우리가 발견할 것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