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텐센트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한 기업은 최소 38개사에 달한다. CJ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인수대상은 대부분 중국기업이다.
투자 분야도 핀테크, 지도, 게임 개발, 부동산 거래, 전자상거래, 청소용역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인수기업 면면을 보면 메신저 ‘위챗’을 기반으로 한 O2O 사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표적인 것이 ‘디안핑’ 지분 인수다. ‘디안핑’은 소셜커머스 그루폰과 옐프를 하나로 섞어놓은 사업모델이다. 모바일 앱 누적 이용자가 2억명에 이른다. 텐센트는 지난해 소셜커머스 업체 디안핑 지분 20%를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텐센트의 인수금액 중 최고가다.
디안핑은 결국 위챗에 탑재됐다. 텐센트가 소셜커머스를 활용해 온오프 전방위로 사업 진출을 꾀한 셈이다. 헬스케어기업인 ‘DXY’ ‘구이하오’ 우버와 같은 택시앱 ‘디디다처’, P2P금융 ‘런런다이’, 사진 기반 SNS ‘블링크’ 등을 인수한 것 역시 O2O를 겨냥했다.
송요셉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실 박사는 “텐센트의 위챗은 메신저와 게임 플랫폼일 뿐만 아니라 건강, 전자상거래, P2P금융, 택시 호출 등 생활 전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텐센트가 굳이 경쟁력 있는 한국 게임에 투자하지 않아도 내수시장에서 위챗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 내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알리바바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완다그룹, 바이두 등과 함께 8억1400만달러에 달하는 조인트 벤처를 만든 것도 알리바바 견제가 목적이다. 3개사는 모바일 지불결제 기업 완다를 만들었다.
완다그룹이 70% 지분을 투자하고 바이두와 텐센트가 각각 15% 지분을 투자했다.
완다는 여행과 상거래에서 3사 지불결제사업의 통로가 될 전망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서로 같은 영역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점도 텐센트의 문어발식 확장을 자극하는 이유다. 메신저에선 텐센트가 ‘위챗’으로 1위를 하는 반면에 알리바바는 ‘라이방’으로 맞선다. C2C 전자상거래에서는 알리바바가 ‘타차오’를 기반으로 우위인 반면에 텐센트는 ‘파이파이’로 대결한다. B2C에선 텐센트 ‘징동’과 알리바바 ‘티몰’ 간 대결구도다. 가상신용카드와 지불결제에선 알리바바 ‘알리페이’와 텐센트 ‘텐페이’가 경쟁한다. 우버와 유사한 택시 호출 앱에선 텐센트 ‘디디다처’와 알리바바 ‘쿠아이더다처’가 맞섰다. 물류도 알리바바 ‘하이얼’과 텐센트 ‘차이나 사우스시티’가 대결한다.
송 박사는 “텐센트가 O2O로 시장을 확대한 것은 중국 시장이 이미 모바일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의미한다”며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경쟁은 국내 기업으로선 게임 외에도 여러 방면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할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에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
자료 테크인 아시아
텐센트대 알리바바 경쟁 구도 W=우세
자료 테크인아시아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