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문화부 산하기관장 후임은 언제?

“임기가 만료됐다고 짐 쌀 준비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다시 기다리라니 답답하네요. 임기 만료 사실을 알고는 직원들도 제대로 보고조차 안 하는 사례가 많아 당혹스럽네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한 산하기관 인사를 만나 전해들은 얘기다.

이 인사는 지난해 말로f 임기가 만료됐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계속해서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 언제 후임이 올지 모르는 데다 기관 사업을 챙기기도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정보원 세 곳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기관장 공개모집 요강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문화예술위원회 문화바우처를 비롯한 문화예술지원 사업과 문예진흥기금을 관리한다. 권영빈 위원장은 지난 2012년 3월 12일 취임했다. 임기가 만료됐지만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다.

예술분야 경영지원 컨설팅을 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 1월로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 공모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예술경영지원센터를 문화예술위원회에 통합해 중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며 “후임 인사도 통합 문제가 해결되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정부의 문화포털과 문화정보화를 컨설팅하는 기관이다. 최경호 한국문화정보원장의 임기도 지난달 끝났지만 별다른 공모소식이 없다.

박광무 문화정책연구원장의 임기는 지난달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의 중장기적인 정책연구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곳 역시 재임 여부나 후임 공모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기관장은 아니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부원장 임기가 만료됐다. 하지만 공모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택민 부원장이 지난해 임기만료와 개인적 사유로 그만뒀다. 김한곤 부원장은 지난해 말로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에 예정됐던 공모 발표도 감감무소식이다. 이처럼 기관의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문화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부부처 인사가 잘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산하기관장으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정부 산하 기관 관계자는 “인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정부 부처 내에 빈 자리가 많은 데다 산하기관에 퇴직공무원을 앉히기 어려운 구조가 되면서 사람 찾기가 어려워진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에서 기관장을 뽑으려면 까다로운 인사 검증절차와 인맥 시비가 없어야 하는데 곳곳에서 시비가 일면서 산하기관 인사가 난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