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는 9월 ‘애플TV’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고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ABC, CBS, 폭스 등 약 25개 방송을 월 30~40달러(약 3만3000~4만5000원) 정도의 요금을 받고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외신의 골자다.

그런데 이는 애플이 TV를 만들어 팔겠다는 게 아니다. 기껏해야 손바닥만한 셋톱박스 정도가 신규 추가될 기기일 뿐, 애플TV는 기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다.
TV서비스에서 애플이 노리고 있는 핵심은 ‘i애드’(Ad), 즉 광고다.
애플이 자사 모바일광고 사업파트인 i애드를 출범시킨 건 지난 2010년. 당시 스티브잡스는 i애드가 전체 모바일 광고시장의 절반을 잠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조사기관인 e마케터에 따르면, 현재 i애드의 전미 모바일 광고시장 점유율은 2.6% 미만이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그 점유율은 더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애플TV 서비스로 인해 그 잠재력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겨울잠에서 깬 불곰에 비유했다.
먼저, 애플은 방송에 접근할 수 있는 여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은 애플TV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6억 명에 달하는 아이튠스 계정과 애플ID는 일찍이 어떤 방송사업자도 갖지 못한 고객DB다. 이를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방송 콘텐츠 제작과 송출이 가능하다.
애플의 수익원은 하드웨어 부문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다. 이번 기회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같은 경쟁사들과 같이 광고 등 서비스 수익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현재 애플 전체 매출의 0.4%에 불과한 i애드 수익이, 결국 미래 애플을 먹여 살릴 차세대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게 BI의 분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