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부 산하 기관장 공백, 언제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장 인사 공백이 길어진다. 현 기관장 재임 여부는 불투명하며, 후임 공모작업도 오리무중이다. 해당 기관장은 좌불안석이다. 직원들도 어차피 떠날 사람으로 대한다. 기관장 영이 서지 않는 게 당연하다. 심지어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 직원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후임 지명자들이 인사청문회 검증을 넘지 못해 다시 직무를 수행해야 했던 전 국무총리가 떠오른다.

기관장 자리가 비었거나, 임기 만료한 인사가 자리를 붙들고 있다고 업무가 마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장기간 인사공백은 해당 기관은 물론이고 국민 및 관련 산업에 악재다. 문화와 관광산업 정책을 마련하거나, 지원하는 작업이 늦춰질 수 있다. 문화복지 정책을 책임져야 할 기관장 공백은 문화융성 국가를 만들겠다는 국정기조에도 어긋난다. 책임감을 가진 기관장을 선임해야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정책이 펼쳐질 수 있다.

기관장 인사 공백은 비단 문화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당수 부처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다. 전반적으로 정부부처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산하기관장에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태로 촉발된 관피아 논란도 한몫했다. 산하기관에 퇴직 공무원을 임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아 그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현 정부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후한 점수를 얻는다. 인사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들지 못한다. 국무총리를 비롯, 장관 후보자 여러 명이 낙마를 했다. 게다가 대통령 친인척, 비선실세 문제까지 나오면서 한때 대통령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산하 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잡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산하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 협회사까지 잡음은 더 심해졌다. 모 협회장에 낙하산이 내려온다는 설이 무성하다. 기관장 자리를 비워놓은 일이 이제 흔한 풍경이다. 수개월째 공석인 곳도 있다. 무수히 많은 현안은 해결되지 못하고 쌓여만 간다. 언제까지 산하기관 인사 난맥을 지켜봐야 할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