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빅데이터 시대다. 빅데이터가 촉발한, 기존 상식을 넘어선 변화가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광고시장에선 사람 대신 컴퓨터가 데이터를 분석, 누구를 대상으로, 어디에, 어떤 광고를 낼지 알려준다. 개인이 남긴 각종 디지털 흔적은 데이터로 재가공돼 팔린다. 향후 15년 내 신문기사 90%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에 의해 작성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많은 기업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책은 전작인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를 통해 빅데이터 개념을 소개한 저자가 2년여에 걸쳐 실제로 빅데이터를 통해 신사업과 혁신을 창출해내고 있는 기업 현장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빅데이터’라는 개념은 이제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친숙해졌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팀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 도움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해 경기에 대비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8대 디지털 카메라로 선수 움직임이나 볼 터치 횟수, 이동거리, 위치, 스피드를 포함해 초당 수천 데이터 포인트의 동영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각종 분석기법을 적용해 특정 선수가 목표 수치에 비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등을 분석했다.
이러한 사례는 빅데이터를 아직은 실체가 모호한, 조금은 더 시간이 지나야 실체화될 이야기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빅데이터는 ‘아직은 실용화되지 않은 신기술’과는 다르다. 빅데이터는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수백, 수천배로 많아진다면 과연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우리 앞에 던진다.
그렇다면 빅데이터 시대에 미래기업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이 책은 실제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한다. 미래기업 모습을 짐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 책에는 스페인 미디어기업에서 히스패닉계 마케팅 전문가로 사업을 확장한 인트라비전의 루미나 사례를 비롯, 교통카드 이용 데이터를 사업화하고자 시도했던 JR동일본,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업체 뉴턴, 7만개의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함으로써 대출 문턱을 낮춘 제스트파이낸스 등 다양하고도 다소는 생소한, 많은 사례기업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빅데이터 기업을 그들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에 따라 ‘빅데이터 비즈니스맨’ ‘빅데이터 창출자’ ‘빅데이터 대리인’ ‘빅데이터 연구자’ ‘빅데이터 응용가’ 5가지 유형으로 나눠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저자는 여러 기업현장에서 빅데이터 관련 강의를 하면서 빅데이터 사업화를 고민하는 많은 기업이 그 실행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하는 것을 지켜봐왔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것과 그것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혁신적인 분야가 나타나고 있음을 실제 사례기업을 통해 찾아보고,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기업의 미래 새로운 비즈니스 방향을 가늠한다.
함유근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1만5000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