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전기차 급속충전기 6개월째 방치...“위험천만”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기가 공공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6개월째 방치돼 있다. 지난 2012년 설치돼 가동된 것으로 안전 등 표준규격을 충족치 않아 철거나 이전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성남 판교역 공용주차장에 방치 중인 급속충전기 모습.
성남 판교역 공용주차장에 방치 중인 급속충전기 모습.

한전이 2012년 전기차 카셰어링사업 일환으로 경기도 성남 판교역 공용주차장에 설치한 급속충전기(50㎾급)가 작동 불량 상태로 충전케이블까지 외부 노출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급속충전기는 일반 충전기(7㎾급)와 달리 15개 가구에 동시에 전력을 댈 수 있을 정도의 고압전력을 급속(20분 전후) 충전(방전)하는 데 사용된다. 이 때문에 감전 등 안전사고 위험이 일반 충전기보다 높고, 주변 공공시설물까지 정전 등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지역 전기차 이용자들은 작동불량을 호소했다. 김 모씨는 충전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여러 차례 이 충전기를 찾았지만 사용이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급속충전을 위해 작년 10월부터 이 충전기를 쓰려했지만 고장 난 채로 방치돼 있었다”며 “미작동으로 매번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사용자 인증 후 꺼낼 수 있는 충전 케이블 손잡이까지 외부 노출돼 있어 너무 위험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 충전기는 2012년 한전 전기차 셰어링사업으로 구축한 설비로 확인됐다. 당시 안전 등 국가 표준규격 제정중인 시기로 현재 규격이 적용조차 안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충전기업체 관계자는 “전용 ID카드로 사용자 인증을 거친 다음 충전기와 전기차 간 통신연결 후 전기를 흘리기 때문에 사고위험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2012년에 제작된 만큼 KC규격 적용이 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전은 전기차 카셰어링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충전기 재배치 작업 중 관리 실수가 있었다며 안전규격 확인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차 셰어링사업 종료 후 한전SPC를 통해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9월 안전점검 당시 정상으로 작동됐고 기본적으로 차단장치가 장착돼 일부러 건들지 않는 이상 사고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