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미국 최대 할인매장이다. 1962년 아칸소에서 처음 문을 연 후 저마진 실현, 저가 전략과 저비용, 공급업체 제휴강화를 적절히 연계해 K마트와 시어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로 우뚝 섰다. 월마트 성공은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적용한 덕분이었다.
월마트는 재고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P&G 등 제품 공급업체에 공개했다. 판매시점관리(POS) 정보와 마진율 정보, 재고 정보를 공유하는 템플릿을 만들고 같이 썼다. 마케팅부터 재보충, 선관리 등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조업체는 실시간으로 판매동향과 재고상태, 고객동향 등을 쉽게 파악했다. 월마트는 재고 관리 부담을 덜고, 제조업체는 당일 생산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돼 원가절감이 이뤄졌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전략적 제휴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제조업혁신 3.0전략이 발표됐다. 1000개 수준인 스마트공장을 2017년 4000개, 2020년 1만개로 확산할 계획이다. 또 삼성·LG·현대 등 제조 대기업이 업종별로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도입을 돕는다. 2017년까지 8대 스마트 제조기술에 1조원 규모 민관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2023년까지 미래 성장동력 기술 개발에 민관 공동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정부는 제조업혁신 3.0전략으로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이 생산방식, 제품, 비즈니스 등 모든 가치사슬 단계에 걸쳐 융합하면서 제조업의 혁명적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데 이번 전략에 유통과의 연계가 빠져 있다. 고급 제조 전문인력을 키우고 스마트한 생산공장을 마련하더라도 유통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적절한 시기에 개발·생산·공급하려면 생산현장과 시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월마트와 제조업체 제휴 사례를 참고해 정책을 마련하고 국내 제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