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솔루션 유통을 축을 담당해온 영우디지탈이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한다. 1993년부터 HP·시스코·오라클·MS 등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국내 소개하며 계열사 포함 한해 매출이 7000억원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맞춰 클라우드 분야에 진출하기로 했다.
정명철 영우디지탈 회장은 “클라우드가 확산되면 우리의 사업 모델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생존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가 20년 업력의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클라우드는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 등 IT 자원을 네트워크에 접속해 이용하고 사용료를 내는 컴퓨팅 기술이다. 쉽게 표현하면 HW·SW를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사용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다. 하지만 HW·SW 공급자 입장에서는 골치다.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구매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클라우드가 확산될수록 유통 기업들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실제로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팅 장비를 꾸준히 구입하던 고객사가 있었는데 지난해 일부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거래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길 변화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된다고 해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수요가 모두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IT업무의 상당 부분이 클라우드로 대체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영우디지탈은 최근 시장의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모아 고객에 가장 적합한 것을 중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브로커리지(CSB)’ 사업을 시작했다. CSB는 여행사를 통해 교통·숙박 등을 일괄 서비스 받는 것처럼 사용자가 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영우디지탈은 2년 전부터 이 사업을 준비해왔다.
정명철 회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단순 재판매하지 않고 그동안의 솔루션 판매 및 구축 노하우로 부가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클라우드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